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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민노당, ‘북한 3대 세습체제’ 침묵은 금이 될까?

by 밥이야기 201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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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북한 3대 세습 침묵 아닌 논평과 관련, 곤욕을 치루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논란이 붉어지자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북의 권력구조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이정희 대표). 큰 무리가 없는 발언처럼 들린다. 과연 그럴까?

 

경향신문에 민노당 북 세습체제 침묵(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자, 민노당 일부 당원들은 절독 하겠다고 한다. 절독하면 된다. 자유니까. 시민들 또한 자유롭게 민노당을 탈퇴하면 된다. 북 세습체제에 대해  견해를 피력하는 것은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민노당의 침묵 같지 않은 침묵이 문제다. 세습체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정희 대표가 언급했듯, 보수언론과 단체들이 비판하고 있는데 가세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점도 생각해 볼 때다. 그들은 어떤 이유와 관계없이 북한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누가 뭐라 하던 합리하고는 담쌓고 냉전이데올로기 시대의 시각을 그대로 갖고 있다. 오죽하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이외수씨를 빨갱이라고 부르겠는가. 그렇다면 이른바 민주진보 진영은 자유로운가? 북의 권력구조를 언급한다고 해서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 이미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수구 보수 세력에게 이용당할 여지도 없다. 국민 대다수도 속지 않는다.

 

민노당의 한계는 무엇인가. 이정희 대표 출범이후, 보다 넒은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진보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민주진영대통합을 역설했다. 유연성은 타협이 아니다. 이제 북한세습체제를 비판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 하나도 없다. 민노당이 남북관계가 악화된다고 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억측일 뿐이다. 북한지도부도 3대 세습체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까? 도리 없어 선택했다고 하지만, 선택이 아니라 일방적 결정아닌가. 북한의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체제붕괴도 걱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폐쇄적이다. 급격하게 바뀌지 않는다.


 물론 너나 할 것 없이 북한세습체제를 비판하는 풍경이 좋아 보일 리 없다. 자칭 보수 신문들은 일면에 얼마나 김정일세습체제에 대해 떠벌였는가. 충분히 전파되고 있으니. 하지만 침묵을 지킬 거면, 방법이 틀렸다. 간단한 논평을 내면 된다. 경향신문이 비판하건 누가 비판하건 대응할 필요 있는가.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판 함정에 빠지게 될 뿐이다. 하지만 논평이 문제였다. 차라리, " 북한 세습체제는 언급할 가치 없이 북한이 안고 있는 체제 한계의 속살을 그대로 재탕해 드러내었다. 마땅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북한 세습체제와 관련 풍선논리(과대포장)나, 체제 붕괴 논리도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대기업의 경영세습에 대해서는 왜 그리 자유로운지 돌아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면....

 

물론 북한의 문제는 북한의 문제다. 내정간섭하지 말자는 것과 3대 세습체제 비판은 다르지 않는가. 미국을 비판할 때 미국 민중을 비판하는 것인가, 아니면 미국을 움직이는 금융관치자본가그룹을 비판하는가. 국가를 상징해서 비판하지만, 내용이 다르듯이.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정부입장에서 말할 입장과 다른 정당이나 시민단체에서 발언하는 내용은 시각이 달라야 한다. 중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없다. 민노당이 막연하게 북한을 비판하라는 것이 아니다. 북한 세습체제에 대한 견해를 상식적 수준에서 제시해야 한다.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해야 한다는 말은 자주적 시각에서 그럴 듯 해 보인다. 문제는 북한 민중이 결정하지 않는 세습체제가 문제이다. 남들이 다 비판하는데 우리까지. 지금 민노당이 더 큰 민심의 바다로 나가겠다면, 자족적인 해석과 시각을 버려야 한다. 민노당의 침묵 같지 않은 침묵은 민노당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경향신문을 절독하듯, 민노당을 탈당하기를 바라는가.
 

민노당이 걸어온 길을 너무 고추 세워 깊게 돌아 보지 말고,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잘 대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명박 식 말도 안되는 실용이 아니라 민노당식 실용이 필요할 때다. 비판 선수들이 즐비한 민노당에서 비판이 그렇게 싫은가? 이번 북한세습체제 관련 민노당의 논리 전개는 옹색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민노당을 비판하는 민주진보진영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지하당을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런 비판과 생각이 다 민노당이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포기하면 굳이 민도당에 대해 말할 필요있는가. 침묵하면 된다. 시간도 절약되고, 댓글에 욕 안들어 먹어도 되니. 시민들의 침묵은 외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민노당은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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