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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겨레말큰사전’이 고은 노벨문학상 수상보다 중요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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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활짝 열린 오늘(8일) 노벨문학상이 발표된다. 외국 주요 통신사에서 고은 시인의 수상을 점치고 있다. 물론 점치듯 노벨문학상을 선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벨문학상 수상 국가를 살펴보면 유럽,미국 일색이다. 가뭄에 콩 나듯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작가들이 노벨문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은 시인은 매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다. 오늘 과연 노벨문학상을 받을까. 포털 사이트에서도 ‘노벨문학상’과 ‘고은’ 검색어가 상위에 올랐다.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문학상을 포함, 노벨상 단골 국가가 되었지만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만 평화롭게 놓여 있다. 트위터에서는 노벨문학상 시인 고은 이야기도 나오지만, 겨레말큰사전 이야기도 쏟아진다.

 

겨레말큰사전은 남과 북이 손을 잡고 2004년부터 시작된 사전편찬사업이다. 하지만 2013년까지 출판을 목표로 진척을 보였던 사업이 중단되었다. 관련법까지 제정된 사업이 왜 멈춰 섰을까. 통일부는 올해 기금심의위원회를 통해 예년처럼 지원을 결정했었다. 하지만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는 편찬사업비 13억7000만원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언어를 통해 통일 햇빛을 열려고 했던 사업의 햇빛을 막아 버렸다. 한글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한 민족의 언어를 정리한다는 의미는 참으로 소중하다. 분단된 조국, 분단된 언어. 통일세보다 어쩌면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마중물이 언어일 수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 이사장은 시인 고은은 말했다 “독일이 분단되었을 때는 동서독이 힘을 합쳐 <괴테사전>을 만들었고, 중국과 대만은 <양안사전>을 만들어 말의 길을 열어가면서 통일의 순간을 기다렸다. 무엇보다도 사전과 같은 비정치적인 학술교류마저도 막힌다면 민족과 국가의 품격은 땅에 떨어지고 말 것”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가 다가온 지금, 시인 고은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쩌면 노벨문학상 보다 <겨레말큰사전> 중단을 더 안타까워 할 것 같다.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면, 받은 상금으로 <겨레말큰사전>을 만드는데 내놓겠다고 말한다면, 정부는 어떤 생각을 할까? 국제 사회는 한국 정부의 인식을 어떻게 평가할까? 창피하다. 노벨문학상을 시인 고은이 수상한다면, 언론은 난리법석 조명할 것이다. 청와대는 어떤 입장을 취할까? 시인 고은을 청와대에 초청할까? 시인 고은 국가의 품격에 대해 말할 것 같다. 어머니의 말(언어)을 막는 정부의 행태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고은 시인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온몸으로 시를 썼던 실천하는 문학가였다. 입적과 환속, 고단한 독재의 넝쿨 길을 뚫고 노래한 고은. 수상을 기대하고 싶은 마음속에, <겨레말큰사전>이 돋아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언어마저 막힌 현실 속에 펼쳐진 하늘만 막막하게 막힘없이 펼쳐져 있다. 노벨문학상보다 값진 <겨레말큰사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정치가 지배하지 않고 경제가 지배한다.
그 다음의 희망은 문화가 지배한다는 것에 있다.
어머니란 사랑인가, 경제인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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