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경향신문 김정근 기자
김태호 총리 내정자가 정부청사로 첫 출근 한 후, 자신은 백지 상태라며 좋은 내용으로 백지를 채워달라고 총리실 관계자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겸손인가? 겸손이 지나치면 무능으로 보일 수 있다. 넓은 포부와 아량이 있다면 겸손하게 말함으로써 더 진보할 수 있지만, 속이 텅 비어 있다면 아무리 자만해도 진보 할 수 없다. 겸손은 진실성이 뒤따라야 한다.
국민들은 백지 상태의 총리를 원하지 않는다. 총리 자리가 실습무대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정운찬 총리로부터 배웠다. 비움과 채움의 철학 좋다. 하지만 정치적 경험이 미천한 백지 상태의 총리는 아무리 능력이 있다한들, 벽에 부딪힐 밖에 없다. 나이하고는 관계가 없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바로 대기업 갈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1~2년 경험을 쌓은 뒤 대기업에 가는 것이 좋다는 말을 했다. 지탄 받을 말이지만, 정치인들에게는 필요하다. 그렇다면 결국 누구나 평가하듯 허수아비 총리가 될 확률이 높다. 정치판이 그렇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내심 김태호 총리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인사청문회야 결정적인 문제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쇼에 불과하다.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김태호 총리를 어떤 수준에서 활용할 지가 관건이다. 아직 한국 관료사회는 서열과 권위주의가 굳건히 박혀있다. 나이 많은 장, 차관들이 딴죽 걸면 풀어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정운찬 총리도 인맥이 얼마나 넓었는가, 그 정도 경륜에 지명도면 실세총리 역할을 할 수 있었는데, 결국 정치 역량 부족으로 이명박 정부 인사들의 밥이 되고 만 케이스다.
진실성이 없는 거짓 겸손은 금방 들통 나게 마련이다. 몸소 증명해 준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지난 발언을 종합해보면, 걱정이 많이 된다.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4대강 사업 발언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 기공식 때 “4대강 공사에 반대하는 불순한 세력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 그 발언에 이명박 대통령이 감탄한 것 아닌가. 정운찬 총리는 4대강 사업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명박 내각에 입성한 이후 입장이 360도 바뀌었다.
총리 내정자가 백지를 채워나갈 정도로 이명박 정부가 한가한가? 그렇다면 결국,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역할은 특임장관 (4대강 사업)수준이 될 확률이 높고, 이재오 특임장관이 실질적 총리 역할을 할 것이다. 뻔할 뻔자 시나리오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람을 키워 낼 정도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권 재창출이 자신의 입맛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그러나 이것 또한 이명박 정부의 큰 착각임을 알게 될 날이 곧 올 것이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백치상태에 이미 질려있다는 것을 김태호 총리 내정자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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