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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김연아 F학점 공개와 존 우든의 가르침

by 밥이야기 2010.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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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년 99세의 나이로 타계한 미국 농구계의 전설 존 우든 감독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출입기자와 간담회에서 "지난해 김연아가 2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걸로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연아 선수 팬은 아니지만,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일반인 입장에서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몰라도, 김연아 F학점이 공개될 필요가 있었을까요.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스타이기 때문에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많겠지만, 대학 총장이라는 사람이 개인의 성적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지난 5일 타계한 미국 농구계의 전설 존 우든(99살) 감독이 떠올랐습니다. 존 우든은 1948년부터 27년간 UCLA 팀을 이끌며 12시즌 동안 10번의 NCAA 우승을 만들어 낸 최고의 감독입니다. 스포츠 감독이면서 많은 이들의 인생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너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이 성공이다.” 존 우든 감독은 경기의 승리보다 과정을 중요시 했지요. 학점으로 평가받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을 싫어했습니다. 존 우든은 농구 감독을 하면 세 가지 규칙을 세웠습니다. 시간을 준수하자. 나쁜 말을 삼가자. 팀원을 비판하지 말자.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어쩔 때는 회의 시간 때문에 곤욕을 치루기도 합니다. 서로 지키면 일과 안에 끌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동료들을 비판하는 것도 문제지요. 존 우든 감독은 선수들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었습니다. 다만 경기 중에 다른 선수에게 욕을 하는 것을 용서하지 못했지요. 결기 결과보다는 오히려 과정 내용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존 우든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존 우든 아버지도 역시 세 가지 다른 규칙을 존 우든에게 강조시켰지요. 불평을 하지 말아라. 핑계대지 말아라. 최선을 다해 노력해라.

 

존 우든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지요. 김연아 선수 F 학점을 이야기한 고려대 총장을 보면서, 왜 존 우든 감독이 떠올랐을까요? 김연아 선수는 두 과목에서 F 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요. 시합 때문에 시험을 치룰 수가 없었으니까요. 대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큰 어른이라면 공개해서는 안 되지요. 누구나 F학점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F학점이 인생을 판가름 지우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자신에게 충실하라.' '매일을 최고의 날로 만들어라.' 라고 말했던 존 우든 감독을 보면서 성적지상주의 한국 대학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성적이 좋다고, 취직이 잘 되는 세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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