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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IT,정보

김정운 교수의 ‘아이폰과 룸살롱’을 읽고

by 밥이야기 201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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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정운 교수를 잘 모릅니다. 김정일 아들 김정운 이름은 알지만. 가끔 그가 쓴 칼럼을 읽은 것 딱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6월 2일 한겨레에 실린 ‘아이폰과 룸살롬’이라는 글을 읽고 상상력의 과대 포장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오늘(5일) 조선일보 비즈에 실린 ‘왜 빌 게이츠보다 스티브 잡스에 더 열광하나’를 읽어보니 다시 한 번 상상력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를 다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네요. 

 





베를린자유대학을 다니셔서 너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남자가 룸살롱에 가는 이유. 만지기 위해서. 40대 남성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이유. 터치하니까. 정말 40대 중년 남성이 모이면 아이폰 이야기만 합니까? 김정운 교수는 아예 정의까지 내려주었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룸살롱과 아이폰의 공통점은 바로 ‘터치’를 통한 위로다. 나는 이를 ‘배려경제’(care economy)라고 정의한다” 정의는 누구나 내릴 수 있지요. 김정운 교수 해석대로라면 여자분들은 왜 아이폰을 쓰는 겁니까. 터치하고 싶어서입니까? 정의가 아니라 억측입니다.

 

터치 폰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블랙베리 쓰는 40대 중년 남성분들도 많지요. 그런 분들은 룸살롱 가지 않는가요? 하도 황당해서 되묻는 겁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요. 혹시 김정운 교수가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정의 내리신 것 아닐까요. 소설적 표현이지요. 허구를 사실처럼 정의 내리면 곤란합니다. 조선일보에 실린 글에서 김정운 교수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Eva Illouz)의 감정자본주의를 이야기 하면서 한국 기업에는 감정자본주의가 빠져있다고 말합니다. 욕망자본주의 너무 강해서 일까요? 그런데 정말 빌게이츠와 스티븐잡스에 열광하는 사람이 많습니까. 그들이 쌓아올린 독특한 성공신화에 관심이 많은 것이 아닐까요. 요즘은 상품의 디자인, 정서적 특징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트렌드니까요. 트렌드라는 것이 인공 물기둥처럼 쏟아 오르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정지되고 사라져 버리는 물 흔적 아닐까요. 김정운 교수의 말은 너무 일반적입니다. 감정 자본주의는 무한욕망을 부추기는 욕망자본주의 자식일 뿐입니다.

 

“끝으로 애플의 승승장구에 배 아파하는 이들에게 그래도 약간의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치료 내러티브에 사람들은 쉽게 감동하는 만큼 쉽게 질려 한다. 오래 못 간다는 이야기다. '잡스교'도 마찬가지다. 아이돌 스타의 눈물 젖은 빵에 열광했던 팬들이 불과 몇 년 후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잡스교도 어느 날 한방에 훅 갈 수 있다! 그게 바로 사람의 느낌에 기초한 감정 자본주의의 본질이다.”(조선일보 비즈/김정운 교수)

 

IT제품이라는 것이 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애플로 상징되는, 스티븐 잡스가 이끌어 낸 제품들은 디자인 컨셉의 일관성이 담겨있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었지요. 하루가 멀다 하고 살아지고, 새로 태어나는 터치폰(스마트폰)들은 감성이 없어서일까요? 저는 빌게이츠나 스티븐잡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운 다는 생각뿐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 아닐까요. 물론 스티븐잡스를 맹렬하게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글을 읽어보아도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봅니다. 결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문제입니다. 그냥 스티븐 잡스가 싫다. 아니면 빌게이츠가 싫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굳이 아까운 지면에 글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요. 인물에 대해 글을 쓰려면 종합적인 사고방식과 객관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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