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컴퓨터의 신화를 쓴 스티븐잡스. 그가 들고 나온 제품마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도 승승장구할지 세계 IT시장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잡스와 빌게이츠는 대학 중퇴자들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철학이 뚜렷한 사람들이지요. 단순한 기업의 CEO가 아닙니다. 디자이너이자 사상가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 두 사람은 경영자이기 때문에 기업의 부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방법과 생각은 일반 경영자들하고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간이식 스술 이후에도 스티븐잡스는 새로운 신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고, 빌 게이츠는 자선사업가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기업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 같은 성공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와야 한다” 말했습니다. 고구마 먹다가 이 기사를 읽고, 급체할 뻔 했습니다. 말처럼 쉽게 나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닌텐도나 명품, 국가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했습니다. 국가의 브랜드는 브랜드위원회를 만든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하나, 영화 한 편, 소설 한 편이 국가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국가 주도의 브랜드창출은 의미가 없습니다. 국가의 품격은 하루아침에 절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개인들의 창의적인 생각이 구현될 수 있는 마당만 만들면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개인의 창발적인 사고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환경이 우선입니다. 지금의 정치, 사회, 경제 환경 속에서는 스티븐잡스나 빌게이츠가 같은 인물들이 나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미래의 스티븐잡스 같은 인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은 보이지 않지요. 틀에 박힌 교육 체제 속에서는 스티븐잡스는 사장될 수 있습니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잘되지 않는 사회. 과연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되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스티븐잡스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읽고 명상을 통해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낸 인물입니다. 아이폰과 같은 제품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은 아니지요. 절제미와 간결미 군더더기가 없는 제품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있었던 것은 바로 선택과 집중력입니다. 디자인 서울, 디자인 한국은 캐치프레이즈는 한국만의 멋과 맛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지요. 광화문광장이 그렇고 속도를 강조하는 건설이나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한국은 하드웨어에 머물러 있습니다. 소프트 산업분야는 아직 약세입니다. 정치가들이나 정부 부처 사람들의 사고도 소프트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특색 없는 다양한 제품이 서둘러 많이 만들어 지는 것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된 디자인이 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경영자도 그렇지만 정치지도자들의 사고가 우선 변해야 합니다. 빨리빨리 많이많이 가 아니라 질로 승부할 수 있는 선택과 투자, 사람에 대한 신뢰,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바뀌어야지만 스티븐 잡스를 뛰어넘는 인물이 한국에 나올 수 있는 거지요. 아직 원전사업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통치하고 있는 국가에서 빌게이츠와 스티븐잡스를 기대한다는 말은 참으로 공허해 보입니다. 이제 말의 삽질을 그만 끝내시기고 남은 임기 동안 교육이면 교육 한 분야만이라도 제대로 이루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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