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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일기

초단편 소설을 쓴다면

by 밥이야기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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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는동안 논픽션 글쓰기에 매달렸지만, 픽션과 거리가 멀었다. 소설 읽기는 늘 즐긴다. 영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일기를 쓰고 있다. 그래서 지금 바로 초단편 소설을 쓸까한다. 내 멋대로. 일기 속의 초초단편 소설

[초초단편 소설]

엠과 폰

 


이 사람은 기기묘묘하다. 이를 엠(M)으로 부르겠다.
엠은 새벽 지하철을 타고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직시한다. 이른 새벽 전철에 탑승한 사람들 대부문 눈을 감고 있다. DMC역 부터 제기동역까지. 전철을 몇 번 갈아타고, 걸린 시간으로 보면 대충 한 시간. 엠은 폰에 빠져있다. 바깥에서 바깥을 쳐다 보지 않고 폰 안에 있다. 폰 안에 뭐가 있길래. 엠 나이는 60대. 완전 대머리는 아니다. 폰 안에서 오락을 하는 걸까. 손가락 이동이 없는 걸 보면, 눈에 잠겨 있는 것 같다. 엠은 제기동에서, 청계천을 타라 마장동까지 걸어간다. 지하철 나와 걷고 걸면서 폰만 본다. 불안전한 엠. 회사원하고 거리가 멀다. 가게 주인 일까. 폰 인생일까. 재방송 드라마에 푹 담겨있는 걸까. 같은 시간에서 매일매일 똑같이 엠은 폰과 함께 길을 걷는다. 생각없는 엠. 폰과 엠은 기계다. 광신자 엠. 엠은 안정 요법이 필요하다, 불안 요법은 알리없다. 밥상에서 폰만 보고 있을터. 밥은 어디로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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