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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그것이 알고 싶지 않은, 허경영 신드롬”

by 밥이야기 2009.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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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허경영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허해지고 강호의 도사들이 생각난다.
도사들은 두 종류가 있다. 도사지만 도사라고 하지 않는 숨은 도사들과
도사도 아니면서 도사라고 우기는 가짜 도사.

도사의 분류와 범위도 넓다. 공부도사가 있으며, 도박 도사가 있다. 춤도사도 있다.
심신수양과 끊임없는 수련과 정진을 통해 경지에 오른 노력형 도사가 있는 반면,
벼락 맞은, 신 내린 도사가 있다. 이들을 깜짝 도사라 부르자.

대개 짜가가 판친다고 할 때, 신 내린 도사와 도사로 우기는 가짜로사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민주공화당 총재 허경영의 실체는?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허경영의 실체를 파헤쳤지만,
허경영은 실체고 뭐고 거론할 필요가 없는 인물이다.
다룰 것도 많은 세상에 꼭 개인의 도사놀음을 다루어야 하나?
몸통의 실체를 다룰 것이 많지 않은가?
방송에서 허경영을 다룬다는 것 자체가 가짜도사 놀음 같다.


허경영은 과대망상증에 걸렸고, 우리시대 영웅콤플렉스의 상징이다.
관람자의 입장에서 보면 허경영의 말과 몸짓과 노래가 재미있다.
그렇지만 재미에는 조롱과 멸시가 담겨있다.
현실이 너무 한심하게 돌아가니, 잠시 눈 돌려 허경영의 노래를 들어주는 것뿐이다.

 
정말 진정으로 허경영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이비 교주를 따르는 사람과 다름없다. 하지만 기독교를 믿건
사이비 종교를 믿건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허경영은 정치를 넘어 이제 사이비교주를 자처하고 있다.
정치로 승부내기 에는 현실이 만만치 않다. 지금 일고 있는 거품도
순식간에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경영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고 있다.
주류가 될수 없으니 거짓 광대가 돼서라도
주목을 받고 싶은 것이다.

 
계룡산에 텐트를 친 많은 도사들이 허경영을 보고 얼마나 혀를 찰까?
도사 우롱하지 말라고...

 
허경영에 사람들이 환호와 관심을 보낼 때
허경영은 더욱 더 날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찌하랴 표현의 자유와 종교, 정치결사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허경영에게 재갈을 물릴 수는 없는 노릇.

허경영 현상은 때 지난 세기말적 현상이다. 현실의 불안에 사람들은 영웅을 찾고
종교를 찾는다. 말도 되지 않는 거짓말에 웃음을 보태다가
허경영이 되기도 한다. 자기도취에 빠진다.

죽은 정치의 사회에서 허경영은 독보적이며 허망하다.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에서 허경영은 거짓말을 하지만
현실정치처럼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허경영의 속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허경영은 실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만들어 낸
우울한 자화상이다. 블랙코미디다. 지나가는 뜬구름이다.
웃음의 지평 넘어 불안한 해가 뜨고 진다.
사람들이 허경영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자질구레 언론들이 ‘허경영현상만들기’에 오히려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에서 허경영으로 살아간다는 것.
허경영만 알 것이다.
허경영의 거짓이 금방 탄로 나듯,
현실 정치의 거짓도 언젠가는 들통 나게 되어있다.
하지만, 허경영은 쓴웃음이 되었던, 사람들을 가끔 희한한 나라의
코미디무대로 초청하고 있지 않은가?
우매하고 폭압적인 권력의 드라마에 비해
그나마 허경영은 드러낸 거짓을 통해 재롱을 부리고 있지 않는가?
허경영도 넌센스지만, 한국 권력판도 넌센스다.

 
진중권은 허경영 신드롬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나서 말했다.


제작의도 : 대중은 왜 허경영에게 열광하는가?
취재결론 : 대중이 우매하기 때문이다. 축지법을 믿지 말라...

이 우스꽝스런 계몽적 수사에 사생활 까는 폭력성까지.... 진정한 바보가 누구인지, 진정한 광기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미친놈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위험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아주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그것을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그것을 꼭 알리고야 만 ‘그것이 알고 싶다’
대한민국 방송프로그램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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