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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디스트릭트9’에 담긴 인종차별정책

by 밥이야기 2009.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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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관람 금지’, 영화 <디스트릭트9>. 외계인들은 왜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얼굴을 내밀었을까? SF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디스트리9’. 영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우주선과 외계인들의 모습보다 지난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이 떠오른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는 분리, 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어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 16% 백인이 84%의 흑인을 사회적, 경제적으로 차별시킨 반인륜적인 폭압의 역사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영화의 외계인은 거짓(허구)이지만, 담긴 은유는 진실이다.

 
백인이 키우는 개가 흑인이 기른 개에게 공격당하자, 백인이 흑인을 총으로 쏴 죽인 사건도 일어난 곳이 바로 남아공화국이다. 물론 백인은 무죄로 풀려났다. 허구같은 실화다. 영화 속 외계인들은 남아공 흑인들을 집단분리 시켰던 요하네스버그의 소웨토지역처럼 인간들에게 격리 수용된다. 외계인들은 과거 남아공의 흑인들처럼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영화 ‘디스트릭트9’은 외계인을 통해 본 인종차별정책의 지난 풍경이자 흔적이다.



영화 '디스트릭트9'을 보면, 넬슨 만델라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아라르트헤이트를 없애기
위해 몸숨을 건 만델라의 인생여정은 남아공의 슬픈 역사다. 1990년 유엔에서 연설 중인 만델라.
만델라가 정권을 잡을 때 외계인들이 입성했다면, 외계인 격리지역(디스트릭트9)은 탄생되었을까?

 
백인들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외계인 보듯 흑인들을 지배해왔다. 세계 제국주의의 역사는 흑인 탄압의 역사이자, 인종차별의 역사다.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가 당선되었을 때 세계인들이 찬사와 지지를 보낸 이유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 흑인차별  역사를 끝내자는 염원이 담겨있었다. 아직도 세계는 인종차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가장 심한 나라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나 유럽의 강경 보수주의자들은 인종차별을 당연시 하고 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였던 존 하워드 그리펀은 인종차별정책의 현실을 알아보기 위해, 흑인으로 변장(염료, 방사선으로)해서 미국 남부를 돌아다녔다. 작가는 미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체험하게 된다. 그 기록을 담은 책이 <나같은 흑인>이다. 자신의 체험과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영화 ‘디스트릭트9’은 인종차별정책으로 숨져간 흑인들을 위한 헌사다. 물론 영화에는 인간에게 쫓기는 외계인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반은 인간 반은 외계인이 된 한 사람의 혈투만 존재한다. 영화 장면 장면마다 상징과 은유가 넘쳐 난다. SF리얼리즘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28년 동안 외계인 격리 지역(디스트릭트9)에서 살아가는 외계인들은 지구 정복이라는 우월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먼 이방인이다. 남아프리카를 찾아온 백인들은 다이아몬드를 찾아 깃발을 꽂은 외계인들이었지만, 흑인들은 외계인화 시켜 세상을 지배했다. 영화 속 28년의 역사보다 더 뿌리 깊다. 화장실도 따로, 좌석도 따로 , 시식당도 따로, 따로 세상을 만든 사람들은 바로 지배권력층이었다. 


‘디스트릭트9’가 상영되는 각 국의 도시마다 영화를 홍보하는 포스터와 간판이 영화에 담긴 은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계인 출입금지. 인간만 출입할 수 있음. 아직 세계는 외계인 없는 이주민 디스트릭트9가 존재하고 있다. 세계의 분쟁은 수 많은 격리지역을 만들어 내고 있다.



 


  "외계인들은 앉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