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를 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소설이 아니라 덕혜옹주 평전을 읽어 보았다. 생각대로 읽었지만.. 표현할 수 없는 인생이야기.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삶. 드디어 오는 8월 '덕혜옹주'가 개봉된다고 한다. 어떤 느낌일까?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이다. 특히 배우 손예진이 덕혜공주 역할을 한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또한 공개된 포스터를 보니 무겁고? 무직해 보인다? 나만 그럴까? 비장한 분위기. 덕혜옹주를 고국으로 데려가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의 박해일....영화가 한 개인의 역사를 식민지 지배라는 구도 속에서 하나하나 비약 없이 객관적으로 그려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의 한민족 말살 과정에서 왜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까지 유린의 대상이 되어야 했을까? 옹주의 결혼상대로 왜 하필 옛날 대마번주의 아들 소 타케유키가 뽑히게 되었을까? 아무튼 포스터 가운데 자리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역의 손예진은 결코 평범할 수 없었던 삶을 이야기하는 듯한 깊은 눈빛으로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고종 역 백윤식을 비롯해 덕혜옹주를 고국으로 데려가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의 박해일과 덕혜옹주의 곁을 지키는 궁녀이자 유일한 동무인 복순 역의 라미란, 그리고 김장한의 동료 독립운동가 복동 역 정상훈이 무게를 더한다. 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여인의 힘없는 뒷모습으로 시작되는 영상은 "덕혜옹주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묵직한 카피로 단번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출국심사대의 북적이는 인파 속 매몰찬 입국 거부에 스스로 조선인임을 울부짓는 덕혜옹주의 모습을 비춰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한다. 시간을 거슬러 해맑게 궁으로 뛰어드는 어린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와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일본에 의해 강제 유학을 떠나게 되어 궁을 나서는 13세 어린 소녀의 쓸쓸한 표정으로 이를 슬퍼하는 궁녀들과 내관들의 모습과 함께 보는 이들까지 울컥하게 만든다. 다시 성인이 된 덕혜옹주’ 일본군에 쫓겨 도망치는 긴박한 모습에 이어, 일장기를 뒤로 조선인 군중 앞에 서서 비장한 얼굴로 "저는 조선의 옹주, 이덕혜 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은 그의 인생을 다시 한 번 조명하게 만든다. 고종황제의 고명딸로 태어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덕혜옹주. 하지만 일제의 내선정책으로 인한 강제 유학과 일본인과의 정략결혼, 그리고 생모의 죽음, 딸의 실종 등 굴곡진 삶을 겪어야만 했던 그의 시간은 짧은 영상만으로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대한제국의 왕녀로서 1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나라의 멸망과 식민지 지배를 거쳐 현대로 진입하는 격동기.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모두 경험한다는 것이 현실 속에서는 어떤 변화를 의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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