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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김대중 서거를 넘어, 해야 할 일 세 가지

by 밥이야기 200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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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장

 
지난 시절 썼던 글과 목청 놓아 물렀던 노래가 물결쳐 왔다 밀려갑니다. 사람은 추억과 기억의 밥을 먹고 사는 것. 언제 이런 유치한 글을 썼을까. 언제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렀던 ‘어머니’의 노랫말을 따라 강물져 따라가 봅니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안을 때 모순덩어리 억압과 착취 저 붉은 태양이 녹아내리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나의 어깨동무 자유로울 때 우리의 다리 저절로 덩실 해방의 거리로 달려 나간다. 아, 우리의 승리 죽어간 동지의 뜨거운 눈물 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두려움 없이 싸워나가리 어머니 해 맑은 웃음의 그날 위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습니다. 한 해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저의 블로그에는 두 개의 추모 배너가 걸려 있습니다, 한 사람은 노무현, 다른 한 사람은 김대중. 당분간  두 개의 추모하는 마음을 쉽게 내릴 수 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새벽 1시,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일기 ‘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를 다시 읽어봅니다. 여러 사이트에 블로거들이 남긴 추모 글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 갑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임권택 감독의 ‘축제’와 작고한 이청춘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 ‘학생부군신위’를 떠올려 봅니다. 죽음은 살아남은 자에게 무엇을 일깨워 줄까. 죽은 자를 통해 분노하고, 화해하고. 죽음의 마당에서 솔직해짐으로써, 화해의 길을 열고 축제가 이루어지는. 산자는 이제 고인의 향한 그리움과 슬픔을 넘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김대중 대통령은 병상에서 민주주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를 말했습니다. 저는 이 세 가지와 또 다른 한 가지 아시아 인권의 위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을 떠올릴 때면 만델라나 필리핀 아키노 전 상원의원, 버마(미얀마)의 민주지도자 아웅산 수지가 생각납니다, 특히 네 분 중에서 아웅산 수지는 더 각별합니다. 아웅산 수지는 김대중 대통령과 더불어 1910년 이후 아시아인으로서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F. X. 벨로와 호세 라모스 오르타.

2000 김대중(金大中 , 한국) 한반도 냉전과정에서 상호불신과 적대관계를 청산하는데 기여
1996 카를로스 F. X. 벨로(Carlos Felipe Ximenes Belo , 동티모르) 동티모르 분쟁 해결에 기여
호세 라모스 오르타(Jose Ramos-Horta , 동티모르) 동티모르 분쟁 해결에 기여 (공동 수상)
1991 아웅산 수지(Aung San Suu Kyi , 미얀마)
민족민주연합 결성


▲김대중 평화센터 홈페이지(김대중전대통령서거배너와 아웅산 수진 배너). 아웅산 수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화환을 보냈다.



 13년 7개월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낸 아웅산 수지. 2009년 6월 15일이 그녀의 64번째 생일이었다. 국제 사회의 압력으로 가택연금이 해제되자 마자, 다시 감옥에 투옥되었다. 지금까지 버마 민주화과정에서 수 천명이 사망했고, 수십 만명의 사람이 망명길에 올랐다

 

김대중 평화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김대중 대통령 서거 추모배너와 아웅산 수지 인터넷 알림 배너가 나란히 걸려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화와 햇볕정책을 넘어 아시아의 인권, 평화 신장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아웅산 수지는 군부 독재의 탄압으로 기나긴 가택연금 하게 됩니다. 미얀마는 버마의 다른 이름입니다. 아웅산 수지를 추출하면서 사회주의를 잘못 해석한 독재세력(네윈)들이 나라이름을 개명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7년 아웅산 수지의 가택연금을 해제하라는 글을 주한 미야만 대사관을 통해 내보냅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가택연금이 다시 연장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경악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미얀마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민주인사들의 기대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인권은 천부의 권리로써 결코 억압될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을 잊지말아야합니다. "한국․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인도․방글라데시․네팔․스리랑카 등 수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동티모르에서 주민들이 민병대의 혹독한 학살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가지고 독립을 지지하는 투표에 참가했습니다. 지금 미얀마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고난의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미얀마 국민과 민심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 미얀마에 민주주의가 반드시 회복되고 국민에 의한 대의정치가 다시 부활하는 날이 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국민의 슬픔이 끝없이 이어진 국장의 추모행렬. 그 긴 그리움과 생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첫 번째는 아시아의 인권 신장을 위해 힘을 쏟아 내어야합니다. 버마의 아웅산 수지와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민주인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른바 한비야식 나눔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빵보다 정치민주주의를 심어내기 위한 아시아의 민주인사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지지를 보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투옥과 망명생활 때 외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다는 기억해 내어야 합니다. 가깝게는 한국에도 아웅산 수지가 이끌고 있는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민주활동가들을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MBC 'W'200회 특집으로 태국과 버마의 국경지대의 작은 시골도시, 메솟을 방문한 탤런트 박진희씨.
메솟에는 버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사선을 넘어온 버마인들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사진:MBC)


두 번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지막 일기에 쓰인 세 가지 한국의 위기(민주주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를 위해 발언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수평적 정부교체를 이루어 내었듯이 나가오는 지자체선거와 대선을 위해 새롭게 손을 잡아야 합니다. 손을 잡는 것은 이제 하향식이 아니라 밑으로부터 국민의 소리를 담아낸 상향식 결합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홀로서기는 홀로서기로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홀로 서야하지만 같이 손잡고 홀로 서야 합니다.

 세 번 째는 함께 걷는 길을 위한 블로거들의 무브온운동입니다. 끝없이 사회 모순과 비리에 대해 기록하고 알려야 합니다. 알리는 것을 넘어 지혜의 그물코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대선 전까지 인터넷 민주주의를 달성해야 합니다.

 
끝으로 세계적인 그룹 U2가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 헌정한 "walk on' 가사를 읽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걸어온 길과 아웅산 수지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떠올려 봅니다. 

사랑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가져갈수 있는 유일한 짐...사랑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가져갈수 있는 유일한 짐... 그것은 당신이 두고갈수 없는것 들입니다. 만약 어두움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한다면 그리고 낮의 햇살이 멀리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리고 당신의 유리로 만든 심장이 깨진다면 그리고 그 당신이 떠나는 순간 안됩니다, 강해지세요.

계속 걸어요, 계속 걸어요. 당신이 소유한것은 그들이 빼앗을수 없는것들입니다. 아니요, 그들은 갖을수 없죠. 계속 걸어가요, 계속 걸어가요 오늘밤은 안전합니다. 당신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곳으로 갈 짐을 싸고 있네요. 그 봤다고 믿고있는 그곳 당신은 바람처럼 날아가버릴수도 있었죠. 창이 열린통에 있는 노래하는 새, 자유를 위해서만, 자유를 위해서만 날아갈 그 새 계속 걸어가요, 계속 걸어가요 당신이 가진것은 그들이 외면할수 없습니다.팔수도없고, 살수도 없습니다. 계속 걸어가요, 계속 걸어가요 오늘밤은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