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의 '독종'을 들으면서, 록커로 살아간다는 것

어제 방송된 MBC 스페셜 < 나는 록의 전설이다 > 보지 못했다. 오늘 점심무렵 머리도 식힐(?) 겸 MBC 누리집에서 700원을 지불하고 동영상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보았다. 음악은 젬병이지만 음악을 좋아해서 특히 록 음악에 관심이많아서. 나는 록의 전설이다는 보고 나서, 잘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을 흘렸지만... 아이돌 가수나 요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꼭 보기를 권하고 싶다. 노래는 무엇일까? 삶의 이야기가 엮어진 울림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모든 노래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의 노래를 들었을 때 눈물을 흘린 이유가 무엇일까. 노래를 잘한다를 넘어선 임재범의 인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 할배로 2년간 시청자들을 찾아간 김태원의 삶과 음악 여정을 몰랐다면, 김태원은 보컬기타리스트로 인식될 수 있었다. 물론 인생 이야기가 없다고 노래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노래 그 자체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전자가 좋은 이유는 뭘까?

'나는 록의 전설이다'.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 80년대를 풍미했더 록밴드의 역사가 스쳐 지나갔다. 록을 하다가 잠시 다른 길도 걸어갔지만, 이들에게 록은 생명같다. 요즘처럼 음악 혹은 종합연예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시절, 그들에게 록을 한다는 것은 도전이었다. 삶을 꾸려가기에는 현실은 냉혹했고 벅찼다. 록밴드의 보컬리스트는 솔로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구는 성공했고 누구는 좌절했다. 임재범과 신대철은 시나위를 통해 록밴드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지속적으로 음악세계를 펼칠 수 없었다. 이승철, 김종서, 임재범은 솔로 데뷔해서 인기를 누렸다. 백두산의 유현상은 솔로로 트로트(여자야)를 선보이며 삶을 이어갔다. 극(록)과 극(트로트)을 달렸다. 하지만 임재범은 잠적과 음반내기를 반복했지만 세상과 인연을 끊었다. 어쩔 때는 한달에 음반 저작권 수입이 7700원. 임재범은 딸과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을 것이다. 난방비를 아껴야 했고,딸은 임재범에게 춥다고 말했다. 중국식당에서 음식세트(자장면 + 탕수육) 시켜 먹을 돈도 없었다. 일년에 두 번. 차비가 없어 걸어다녀야 했다. 임재범은 수요예술무대에 서야했다. 아내가 암에 걸렸다. 아내를 위해 '독종'을 불렀다. 자존심과 현실의 벽 앞에 서서 임재범은 노래를 부르면서 울었다.각오, 회한, 그리움의 눈물을.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독종이 되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그리고 부활했다. 김태원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록밴트 보컬리스트는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 있지만, 기타리스트의 형편은 어렵다. 백두산의 김도균. 시나위의 신대철. 최근 백두산의 유현상과 김도균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얼굴을 알렸다. 예능은 그나마 이들의 음악과 보컬밴드의 이름을 다시 알리게 되는 작은 촉매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 김태원은 70,80세까지 록을 하면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자신이 사는 이유는 록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록을 부활하는데 일조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죽을 수 있다고.... 김종서는 임재범을 보면서 보컬리스트로서 존재감에 도전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음색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다.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보면서, 유럽에서 K-POP의 인기와 가능성을 재확인했던 SM 타운 프랑스 공연 장면이 떠올랐다. 왜 이들은 아이돌 가수의 음악에 환호하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한국의 록밴드나 대중가수들이 기울인 노력이 나타난 것 아닐까.


임재범은 시나위를 떠난 뒤 김도균과 영국에서 밴드를 결성해서 노래를 불렀다. 록의 산실인 영국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 가능성에 힘입어 두 사람은 아시아나를 만들지만, 1집 앨범으로 끝나야 했다. 일본 음악평론가의 말처럼,코리아나는 세계를 겨냥한 록밴드였다. 하지만... 이들은 점점 대중의 기억속에서 지워졌다. 음악마니아들에게만 존재했다. 음악 전문가가 아니어서 록의 부활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대중음악을 하는 모든 이들이 다양한 음악세계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을 더 넓고 깊게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암 투병중인 아내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병도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범의 희생이라는 말을 했다. 상암월드컵축구장에서 애국가를 불렀달라고 부탁을 받았을 때,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는 호랑이가 포효하듯 노래를 불렀다. 아내와 딸을 위해 아니 자신을 위해. 사랑의 희생이라고 말한 임재범. 이제 잠적하지 말고 노래를 계속 부르시길..... 이렇듯,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가수의 노래를 더 깊게 느끼는 위해서 인생이야기가 필요하다.서부른 판단과 오해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오디션에 참여한 분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왜 심사위원단이 눈물바다를 이루었을까. 노래와 사연 때문이다. 노래는 그렇다 적어도 나에게는.... 한국 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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