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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암자로 간 '천안함'과 MB의 국어실력

by 밥이야기 201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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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언론에 공개 된 두 장의 사진을 다시 보았다. 하나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 전시된 '천안함 46용사 추모 특별 사진전'. 천안함이 천안암으로 둔갑되었다. 뭐 일을 하다보면 오자도 낼 수 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를 잊지 말자고 외친 정부가 천안함을 천안암, 암자로 보낸 것은 너무 하다. 명진스님을 암자로 보낸 것도 엊그제 같은데.. 오랫동안 기억하지 말고, 산 속 깊게 자리 잡은 암자에 가서 가끔 떠올리자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어 실력은 널리 잘 알려져 있다. 6일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한 뒤, 유해보관소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최후의 한구까기 찾을때까지 우리는 최선을 다합시다. 2011.6.6 대통령 이명박"





글을 쓰다보면 맞춤법과 표기가 틀릴 수 있다. '바른 국어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국어와 외국어에 서툴지만, '자국어를 사랑하고 잘 써야지, 외국어를 잘 배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들어 언어가 오염되었다는 지적을 많아 받았다. 대표적인 것을 들라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잘 살아 흐르고 있는 강을 다시 살린다는 말. 죽임이 살림으로 대체되었다. 어디 그뿐이랴. 글도 그렇지만 말도 많이 오염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방명록에 쓴 글은
뜯어 고치거나 바꿀 수 없다. 어법에 맞건 틀렸건 기록이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수첩에 '시'를 적어 놓고 읽는다고 했다. 시처럼 쓴 것일까? 시는 문법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 어법은 틀려도, 강조 반복이 글의 긴장감을 줄수 있기 때문.




안타깝게도 이 대통령이 방명록에 쓴 글은 시는 분명 아니다. " 최선을 다해, 최후의 한구까지 찾아냅시다. " 아니면 "최후의 한구까지 찾아, 넋을 기립시다",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천안함을 천안암으로, "까지 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문장을 보면서 웃음이 아니라 씁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끔 거리를 걷다가 오자를 발견하거나, 목욕탕에서 오자난 문신을 몸에 새긴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하고 다른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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