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연설 장면/사진출처:청와대
미디어법은 세계는 하고 있는 법?
이명박 대통령은 KBS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20회 라디오연설을 진행했다. 미디어법 통과와 관련된 질문에 “한국이 도대체 방송미디어법을,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세계는 이미 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저렇게 하느냐 ”라며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진의를 알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여당이 원외투쟁을 벌이고 국민 60% 이상이 미디어법 통과가 무효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가 하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정부가 미디어법에 목매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을 왜 대통령은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미디어법이 아니더라도 미디어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한다고 했는데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일까? 세계가 하면 우리도 다 따라해야 하나. 방송시장이나 여건은 그 나라의 환경에 따라 기준과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 방송시장은 다국적 미디어 그룹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그들이 양산하는 프로그램 대다수가 기업 이윤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선정적인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다. 방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상업방송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질이 떨어지고 객관적인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미디어법, 다른 한 손에는 방송길들이기
미디어법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은 바로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보여준 행보에 있다. 친 기업 정책, 부자를 더 부자로 가난한자를 더 가난하게 하는 정책들과 KBS사장 선임이나, PD수첩 수사 등 미디어조지기를 가시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어서 반대하는 것이다.
누가 방송과 미디어 발전을 싫어하겠는가. 신문시장은 빅3(조선, 동아, 중앙)이 장악하고 있고, 기업은 방송진출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어 왔다. 그렇다면 미디어법 통과로 실질적인 방송진입 장벽이 허물어짐으로써, 그 동안 그나마 유지되어 왔던 공정방송시스템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방송의 질이 높아진다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방송과 미디어 발전의 핵심은 기술적인 발전이 아니라 컨덴츠에 있다. 잘된 컨덴츠 하나가 자동차 산업에 견줄 만큼 성공한 사례들이 있지 않는가. 컨덴츠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다양성에서 나온다. 그런데 기업과 일부 신문의 이익과 논조에 따른 프로그램이 다양성을 확보해 낼까. 다양성이 죽으면 획일적인 생각이 세상을 병들게 만든다. 미디어법 반대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미디어법 이면에는
미디어 장악과 관련된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은 “저는 앞으로 어떤 정권도 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 언론을 장악할 수 있다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바뀐 정권에 유리하게 보도해 달라 하는 것을 원치도 않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겁니다. ”라고 말했다. 누가 이 말을 믿겠는가.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 때 방송토론을 피한 이유를 생각해 보라.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이 방송이 중립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방송에 나가보았자 표만 날아갈 것 같아서 포기한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해 알권리나 검증을 피해 간 것이다.
결국 미디어법을 통해, 방송 길들이기와 조지기를 통해 지난 10년의 민주, 참여 정부의 흔적을 지워내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깃발을 꽂겠다는 것 밖에 없다. 과련 민주, 참여 정부 때 방송이 정권에 우호적인 방송을 보냈는가? 그렇지 않다.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이 일을 하기는 했지만, 민주, 참여 정부가 방송을 손보거나 장악했는가?
미디어법은 경쟁략을 통한 한국 미디어발전이라는 명목아래 미디어 길들이기, 방송 길들이기가 도사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앵무새처럼 미디어법의 당위성만을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미디어법의 절차상 문제를 언급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껄끄러운 미디어법 통과 장면 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여전히 껄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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