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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김어준, "나수다, 세계 최고 프로그램이 됐을 것?"

by 밥이야기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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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두시의 데이트 윤도현입니다' 에 출연 윤도현을 진땀흘리게 했다. 서바이벌이 리바이벌이 된 '나는 가수다(나수다)'에 대해 솔직 담백한 비판을 건네주었기 때문.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된 나수다. 첫회가 방송되었을 때 우려에 비해, 기대감을 주었던 이유는 출연한 가수들의 열창력. 가요프로그램이었다면, 시청자들을 그렇게 긴장,집중시키면서 오감을 자극시켜지 않았을 것이다. 김어준은 "난생 처음 노래 하나에 집중하게 됐다"라면 나수다에 대한 첫 느낌 소감을 표현했다.


기대가 많으면, 실망도 있는 법. 혹시나 역시나 나수다는 악수를 두었다. 출연한 7명의 가수 중에 1명을 탈락시키겠다는 아름다운 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제작진이나 가수입장에서는 아름다운 원칙이 괴로웠을 것이다. 가수 지망생도 아니요, 실력있는 가수들이었기에.... 하지만 원칙을 무시하고 탈락자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준 것은 시청자들을 분노케했다. 울먹이며 김건모의 탈락을 용납할 수 없다고 재편집을 주장한 이소라는 '자질론'에 휩싸였다. 재도전 기회를 주자는 김제동의 착한 발언은 착한 기준을 망각시켰다. 김영희 피디의 재도전 확정 발언은 결정타가 되어 무원칙 종결자로 낙인지어졌다.


그렇다면 왜 시청자들과 누리꾼은 무원칙에 돌팔매질(말팔매질)을 했을까? 나수다에 '나 수다 떠는' 걸로 치부하기에는 나수다에 대한 애착때문이었을까? 어떤 분들은 왜 연예프로그램에 목 매달며 비판의 목소리를 보태느냐,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 바른 말해라고 딴죽을 걸기도 했다. 약한 자에게는 일갈하고 강한 자에게는 침묵하냐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해하자. 왜냐면 한국 사회가 공정한 룰(규칙과 원칙, 상식)을 저버린 일이 너무 많아서 이기도 하다. 아무리 사회의 부조리와 불공정에 대해 견해를 밝혀도, 권력과 권위 악습의 벽은 너무 높고 단단하다.  


나수다의 논란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그동안 원칙과 상식을 깨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했던 내용들이 쫙 펼쳐졌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정치 후보들이 경선에 참여해서, 원칙을 깨고 경선 결과를 부인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설령 국민을 속여 권좌에 올라도, 들통되기 마련. 한번 추락한 신뢰를 되찾기란 힘들다. 나수다도 마찬가지. 김영희 피디가 사과하고 한국적 서바이벌을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신뢰하지 못했다. 결국 MBC는 김영희 피디 경질, 교체를 고지했다. 고지서를 받아든 시청자들은 아직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김영희 피디가 교체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방송계의 고질적인 시청률 경쟁이다. 내용은 형식에 가리고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그 형식은 속도전이며, 오십보 백보같은 비슷 비슷한 프로그램의 반복. 시청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시청률이 방송의 질은 높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 좋은 내용의 프로그램은 결국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수다의 뿌리를 찾아가면 결국 시청률지상주의를 지향하는 경영진들의 안목과 만날 수 있다.


피디 교체가 아니라 잘못을 시정하고, 원칙을 다시 세워 우려에서 더 추락한 나수다를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성이다. 김건모는 룰에 따라 사퇴하고, 나수다에 출연한 가수 중에 사회를 보게 하는 것 또한 중지하면 된다. 좋은 의견과 비판을 받아들여 원칙을 세우고 만들며 된다. 그리고 지키면 된다. 김어준의 쓴소리는 그런 측면에서 경청할 필요가 있다. " 제작진이 만약 단호하게 탈락시켰다면 김건모는 쿨하고 김제동은 착하고 이소라는 섬세하고 제작진은 단호하고 프로그램은 김건모조차 떨어뜨리는 권위를 확보하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이 됐을 것.... 이제 김건모는 찌질하고 김제동은 오지랖이고 이소라는 땡깡이고 1등은 의미가 없어지고 평가단은 바보되고 프로그램은 난리가 나고 시청자는 화가 났다.(김어준) "



방송사마다 '시청자와 함께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란 구호를 내건다. 하지만 시청자가 들어갈 틈새는 많이 없다. 나수다를 통해 시청자들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으면 좋겠다. 아울러 '국민과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정치권과 정부의 구호도 진정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계속 이어간다면 날벼락 맞을 날도 온다는 것을 알아야하지 않을까? 미완의 혁명은 언제나 그렇게 왔다!!! 나수다의 파장과 어떻게 비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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