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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이명박 대통령의 강산개조론과 '낭독의 재발견'

by 밥이야기 201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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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오늘(23일) 국가산림과학원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을 다시 언급했다. 언급이 아니라 자신의 수첩에 기록한 글(1919년 안창호 선생이 상해에서 강의한 내용)을 낭독했다. '낭독의 재발견'이며 얼마나 좋겠는가.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산개조론'에서 찾으려 할 때마다,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나의 강산개조론을 너희들이 어떻게 알겠느냐,며 외면했다. 




국토해양부 신년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강산개조론을 말했을 때 박찬종 변호사가 트위터에 남긴 글이 떠오른다. " 도산 안창호 '강산개조론'은 1920년대 헐벗은 산을 울창하게 하여 산사태와 홍수를 막자는 것이 해심. 4대강 사업은 '인공준설'과 '보' 설치가 핵심. 4대강 사업을 '강산개조론'과 동일시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견강부회. "(박찬종 변호사)고전은 왜 고전이라 부르는가? 훌륭한 고전은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등불이기 때문이다. 고전의 가치는 재해석이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시대를 관통한다. 하지만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지 않고, 짜맞추기식으로 해석하려다 보면 억지가 된다. 도산이 살던 시대의 강산개조론과 21세기 한국의 강산개조론은 달라야 한다. 



아전인수. 견강부회.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산개조론'은 '강산파괴론'에 가깝다. 이명박 대통령은 낭독을 끝내고,
" 새삼 누구도 반대할 일이 아니고 찬성할 일이기 때문에 또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오늘 아마 좋은 토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라고 말했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대통령이 선언했는데 제대로 토론이 이루어질까.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왜 줄기차게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도산의 '강산개조론'에서만 찾는걸까?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과학적? 우선 과학적인 4대강 사업에 대해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답을 내놓았는가? 일자리 창출 등 공수표만 발행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산개조론은 철학적인가? 아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카피만 뽑아 방패막이로 내세운것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들어 강산개조론을 읽은 이유는 자신도 강산개조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다. 문장 그대로만 해석하고 있다. 낭독을 통해 고전의 재발견이 있다면 좋을터인데, 강요에 가깝다. 나의 낭독을 믿고 따라라. 4대강 사업은 날조된 개조사업이며, 강산파괴론이다. 믿음으로 4대강 사업을 믿고 따라라는 종교적 맹신에 가까운 이명박 대통령의 낭독 소리가 불편하게 울려퍼진다. 안창호 선생에게 부끄럽다.


오늘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4대강 사업 공사현장에서 작업인부가 강물에 빠져 실종되었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 14명 숨지거나 실종되었다고 한다. 살림이라는 거짓언어로 포장된 사업이 죽음을 부르고 있다. 희생을 강요했던 막개발 시대의 공사도 아닌데, 속도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야 말로 죽임의 사업이자, 강산파괴론이다. 고전 속에 담긴 진리를 찾아 낭독을 통해 뜻을 재발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낭독의 재발견은 재해석이자, 견강부회다. 나쁜 해석은 사람의 정신을 갉아먹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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