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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대형마트,구멍가게 초토화 작전

by 밥이야기 200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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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거리에 있었던 동네 마트

▲ 어느 순간, 기업체인형 마트(편의점)가 자리를 잡았다.



▲ 20 미터(박스부분)도 채 되지 않는 곳에 같은 이름의 기업형 마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형 슈퍼마켓까지 동네 길목에 들어선다면, 이제 구멍가게는 깃발을 영원히 내려야 한다.



슈퍼헤비급 VS 슈퍼플라이급 대결

대형마트는 이름처럼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헤비급 선수다. 동네방네 구멍가게는 구멍으로 들어가진 오래. 빠져 나올 구멍마저 막혀 숨 쉴 구멍도 없다. 이제 대형마트는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또 한 번 변신. 체중조절도 할 수 없는 자영업 플라이급 가게 선수들을 링 밖으로 날려 보내려 하고 있다.

 지방을 다녀올 때 마다, 우뚝 멋없게 솟은 아파트, 황무지 벌판에 자리를 차지한 대형마트를 자주 보게 된다. 대형마트는 어느새 구석구석 우리 삶의 경기장에 들어와 선수 겸 심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는 대형마트 규제를 하지 않는 걸까? 이유는 단 하나. 정부는 기업의 편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불리한 싸움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할 때 마다, 생색내기로 비추어지는 이유다. 그래서 싫고 역겹다. 지금의 정부는 기업을 닮았다. 아니 기업이다. 기업 CEO 출신의 대통령이니 오죽하겠는가. 경쟁도 경쟁 나름 헤비급과 플라이급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진정한 경쟁은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자영업이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돈을 아무리 푼다 한들, 지역 경제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해야 할 것을 강하게 재갈을 물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형마트규제법이다.

 이런 현실인데 정부는 세계 1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 자영업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이미 지방과 동네방네 가게들은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강자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요저히 중앙의 논리(거대수도권)이다. 규제를 강화해야 할 곳에 규제를 풀어주고, 이른바 창업대출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풀고 있지만 시장의 논리는 다다익선,大大익선이다.

사회적 인프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부는 인프라하면 토목공사만 생각하겠지만, 지방과 동네방네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인프라는 대기업이 골목길에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에 항복의 깃발로 반길 것이 아니라 규제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아파트공화국 상권을 분석해 보아도, 주요 소비 거점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주말쇼핑으로 이어지고 가격 경쟁력이나 품목 다양성 면에서 동네 슈퍼나 가게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누가 시장을 동네에서 보겠는가? 아파트, 자동차, 대형마트는 자영업을 죽이는 삼각편대다. 삼각편대에 이어서 슈퍼마켓마저 점령하겠다는데, 정부는 가만히 있어야 되는 걸까? 유럽이나 가까운 일본을 보십시오. 그나마 지방 경제가 유지되는 것은 특화된 전통 동네가게가 있기 때문이다. 동네방네 가게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데, 싼 값과 품종 다양성을 걸고 동네에 슈퍼 슈퍼(기업형슈퍼마켓)가 평정하는 날은 멀지 않았다.

 누가 특색 없고 가격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구멍가게에 가겠는가? 중소기업은 둘째 치고, 소기업과 자영업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경제 살리기는 누구를 위한 경제 살리기인가? 대기업이 동네슈퍼까지 차지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걸까?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겁니까? 묻고 싶다. 엉뚱한데 돈 풀지 말고 지방과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



 


* 대형마트 증가추이(자료출처:정보공개센터)


대형마트가 1차로 동네방네 자영업을 초토화시켰다면,
기업형 슈퍼마켓은 지역경제 죽이기 싹쓸이 전위병 역할을 할 것이다.
대형마트 규제없이 지역균형발전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