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수목드라마(26부작) ‘대물’을 선보였다. 고현정을 필두로 차인표, 권상우 등 출연진 이름만 들어도 쟁쟁해 보인다. 뚜껑을 연 결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야심작 ‘도망자 플랜 비’와 시청률도 엇비슷하다. 첫 방송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인가. 타짜에 이어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대물’은 여성 대통령을 첫 등장시킨 것만으로도 주목을 끌기가 충분하다. 천안함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다. 장병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중국 주석에게 머리를 숙인 대통령. 이어진 탄핵과 여러 가지 상황 설정이 현실 정치를 옮겨 놓은 것 같다. 또한 본격적인 대권 잠룡들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를 앞두고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정치 역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주목성은 높아지리라 여겨진다. 제작진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2012년 대선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의원은 대물을 보았을까? 이렇듯 드라마 대물은 제작진이 “현실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하나의 드라마로 봐달라”고 말했지만 현실 정치가 보인다. 드라마는 드라마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현실 정치와 동떨어져 있어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는 허구지만 허구의 세계 또한 현실에서 차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대물’은 정치드라마다. 다만 정치드라마라는 부담감을 털어 내고 싶은 것이 제작진의 마음일 것이다.
공화국시리즈, 시티홀.. 그리고 웨스트윙
대통령이 전면으로 나서는 드라마는 MBC 공화국시리즈. 공화국시리즈는 한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이름을 정면으로 다룬 다큐드라마. 드라마 대물은 부담도 크고, 현실에서 쟁점화 될 수 있기에 본격적인 정치드라마라고 말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김선아와 차승원이 출연한 조금은 가벼운 정치드라마 '시티홀’과 공화국시리즈가 결합된 드라마 대물.
여기에 만화 원작 대물이 있기에 조금은 자유로워 보인다. 미국 드라마 중에는 대통령이 등장하는 본격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이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보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백악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치드라마이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웨스트 윙의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연상시키는 첫 남미출신의 대통령이 당선된다. 웨스트윙은 오바마 당선을 예견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가상과 현실 미국 정치를 옮겨 놓아다는 점에서 대물과 닮아있다.
아나운서에서 대통령으로. 첫 여성 대통령만으로도 현실 정치의 흐름과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 대물. 한국 정치 드라마의 큰 물건이 나올 것인가. 대통령은 어떻게 만들어 지고 이루어지는 것인가. 드라마의 정치 현실은 현실 정치를 어떻게 반영했을까. 용두사미로 끝날 것인가. 여러 궁금증이 드라마의 완성도와 별도로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고현정의 남편으로 깜짝 출연한 김태우(카메오)보다 첫 극적 전개가 더 관심에 와 닿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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