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에도 관심이 받은 배우 친절한 배두나?(사진출처:slowalk)
황금어장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영화배우 배두나. 배두나를 떠올리면 ‘불친절한 두나’씨가 떠오른다. 물론 배두나는 불친절하지 않다. 이 말 또한 정답이 아닐 수 있다. 배두나와 직접 대화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영애가 출연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불친절한 두나씨>는 190만 명 이상의 누리꾼이 다녀간 배두나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이름이다.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에서 쓴 큰 선글라스가 어울릴 것 같은 배두나. 배두나는 배우이기도 런던, 도쿄, 서울에 대한 3권의 사진 에세이집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배두나의 어머니는 연극배우 김화영씨. 국문학을 전공한 어머니 또한 끼가 넘치는 분. 뜨개질의 달인으로 불린다. 김화영씨 또한 딸을 모델로 <두나 스타일 니트>라는 책을 엮어 내기도 했다. 그 어머니의 그 딸. 부전자전이 아니라 모전녀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배두나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은, 소문과 가십거리 이야기로 조명한 배두나가 아닌 작가로서 배두나, 인간 배두나를 더 조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배두나의 캐릭터는 독특하다. 큰 눈 때문만은 아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선 캐릭터. 악마와 천사의 이미지를 소화해 낼 수 있는 흔치 않는 캐릭터다. 천사의 이미지가 악마의 연기를 소화해 낼 때처럼 등골 오싹해질 때가 있는가. 몽환적이다. 모델로서 생활을 시작한 배두나의 내력 때문일까?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배두나가 가장 돋보였던 작품은 공기인형이나,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한 <플란다스의 개> 보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복수는 나의 것>. 공기인형에서 보여준 배두나의 마네킹 인형 같은 연기를 극찬하는 사람도 있지만, 복수는 나의 것에서 보여준 캐릭터가 더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두나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촬영 중에 런던사진에세이집(두나 S 런던놀이 )을 꼼꼼하게 글 쓰고 정리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무릎팍 도사가 점 점 더 가벼운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송 중에 협찬사 광고 자막이 뜨고, 내용 또한 이미 잘 알려진 열애설 혹은 소문 밝히기 정도. 출연하는 사람에 따라 조명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무릎팍 칠 정도의 화두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아쉬울 따름이다. 가벼움 속의 해학과 진담. 출연자 스스로 신이 나서, 자신만의 끼가 담긴 숨은 이야기를 쏟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배우가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듯, 방송프로그램도 거듭남이 필요하다. 보장된 시청률 때문에 진부해진다면..........
아무튼 어제 무릎팍도사는 불친절했다. 작고한 곽지균 감독을 눈물 글썽이며 존경했다는 배두나. 최인호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곽 감독의<겨울 나그네>가 떠오른다. 겨울 나그네에 출연했던 이미숙 역을 만약 배두나가 소화해내었다면, 그해 겨울은 따뜻해질까? 불친절한 무릎팍 도사와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서 생각이 지그재그 곽지균 감독의 겨울 속으로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면서 눈물 흘렸던 몇 안 되는 한국 영화중에 하나 때문만은 아니리리라. 가을이 붉게 익기 전인데, 오늘 아침은 춥다고 한다.
* 출처: 배두나 공식블로그< 불친절한 두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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