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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MB의 스몰 자이언츠’와 ‘작은 것이 아름답다’

by 밥이야기 2010.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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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스몰 자이언츠’을 언급했다. ‘스몰 자이언츠’는 중소기업중앙회가 개념을 제시한 용어다. ‘스몰 자이언츠는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독일 출신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쓴 ‘히든 챔피언’과 일본의 ‘장수기업’을 벤치마킹한 작지만 단단한(실속 있는) 기업을 뜻한다.

 

"한국에서도 독일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과 일본의 '장수 기업'의 장점을 접목한 글로벌 중소기업인 '스몰 자이언츠'가 대거 나타날 것"(이명박 대통령)

 

과연 그럴까? 대거 나타나기 위한 전제조건을 알고 하시는 말일까? 스몰 자이언츠를 떠올리면서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떠올랐다. 스몰자이언츠와는 다름 개념이다. 슈머허가 제기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인간을 위한 경제다. 빠르고 큰 것만을 지향하는 경제관 대립되는 문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인 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좀 더 빠르게, 좀 더 크게만 존재한다. 커지는 것은 빚이요 댐이다. 국민 세금 수십조가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속전속결로 전개하면서 스몰 자이언츠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너무 허황된 발언이다.

 

독일은 히든 챔피언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 일본의 경우는 지방의 작은 우동가게 하나가 몇 대를 이어 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독일과 일본을 치켜세우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그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스몰 자이언츠가 제대로 자리매김 하려면 지방의 토종기업과 전통장인기업 등 크고 작은 기업이나 가게가 살아나야 한다. 한국의 현실은 그런가? 결국 스몰 자이언츠가 개념으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균형발전이 핵심이다. 지방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중소기업이라는 범주도 달리 생각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중소기업이지만 소기업이 살아야 한다. 자영업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한국은 대기업과 대형마트가 이미 전국을 초토화시키고 장악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피자까지 파는 세상아닌가?

 

외국의 알짜배기 기업사를 읽어보면, 대부분 구멍가게에서 시작했다. 빌게이츠가 만든 MS사도 마찬가지 아닌가. 학력이 아니라 개인의 상상력을 중시해 주는 사회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나 ‘스몰 자이언츠’ 대거 출연 발언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매번 강조하는 미소금융(소액신용대출) 사업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은행인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인지, 사업의 성격이 애매하다. 외국의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나 사회적 기업가 육성은 정부 주도로 하는 나라가 별로 없다. 대부분 비영리기관이 주도해서 하고 있다.

 

정부는 슈마허의 지적처럼, ‘자유시장’이 사회적·경제적 편익에 대한 유일한 조정자로 생각하면 안 된다. 정부와 기업, 비영리섹터의 각자 역할이 중요하며, 존중되어야 한다. ‘대거 출연’이라는 말도 얼마나 과대 포장인가. 기계적으로 육성이 될 것 같은가? ‘스몰 자이언츠’를 말하기 앞서, 히든 챔피언이 탄생된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일본의 장수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독일과 일본의 지방자치의 역사를 살펴보고 말하라. 그런 배경과 전제조건을 이해하지 않고 쉽게 발언한다는 것은, 텃밭도 제대로 가꾸지 않은 상태에서 씨를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그 예산으로 차라리 소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와 문화를 만들어 준다면, 빚더미에 앉을 일 없다.

 
“슈머허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제시하는 답은 ‘작은 것’이다. 그는 경쟁과 속도전에서 벗어나,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마한 경제 규모를 유지할 때 비로소 괘적한 자연 환경과 인간의 행복이 공존하는 경제구조가 확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E.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옮기이 서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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