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언어영역 강사의 군대 발언
EBS에서 수능 동영상 ‘군대 가서 죽이는 거 배워와’ 강의 발언으로 1등 스타 강사가 하루아침에 왕따 강사가 되었다. 동영상은 EBS 인터넷 홈페이지에 4개월간 ‘공부야 놀자’라며 방치되어 있었다. 뒤늦게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되고, 누리꾼들이 댓글과 비판의 글을 이어내자, EBS 곽덕훈 사장은 공식 사과했고, 해당 강사는 사죄의 글을 올리고 EBS 수능 강사직에서 물러났다.
“남자들은 군대 갔다왔다고 좋아하죠. 그죠? 또 자기 군대 갔다왔다고 뭐 해달라고 만날 여자한테 떼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분필을 칠판에서 떼면서 “그걸 알아야죠. 군대가서 뭐 배우고 와요?”라고 물어본 뒤 손가락으로 권총 모양을 만들면서 “죽이는 거 배워오죠”
“여자들이 그렇게 힘들게 낳아 놓으면 걔는 죽이는 거 배워 오잖아요. 그럼 뭘 잘했다는 거죠 도대체가. 자, 뭘 지키겠다는 거예요. 죽이는 거 배워오면서. 걔가 처음부터 그거 안 배웠으면 세상은 평화로와요” “너무 남존여비 이거 거꾸로 가고 있죠? 여존남비? 자 어쨌든 기분 좋습니다. 그 다음 갈게요. 안티가 늘어나는 소리”
2009년 3월, 사교육 억제 방안으로 시행된 EBS 수능 동영상 강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름 인정을 받고 인기를 끌어내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여자 강사의 일부 발언도 문제지만 문제의 동영상을 여과 없이 방치해둔 EBS 책임이 더 크다. 최종 편집과 검증은 EBS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환 장관의 전쟁과 평화 발언
유명환 외교 통상부 장관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EBS 강사 뺨치는 발언을 쏟아 내었다. 극단적 이분법적 논리로 강의한 내용과 유 장관의 발언은 유사하다.
"(6·2 지방선거 때) 젊은 애들이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면서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라고 해 거기에 다 넘어갔다"
"이런 정신상태로는 나라 유지하지 못하고,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 나라로서의 체신이 있고 위신이 있고 격이 있어야지"
“왜 민주주의의 좋은 것은 다 누리면서 북한을 옹호하고 그러느냐"
"진보적인 젊은 애들이 군부독재와 싸워서 민주주의 하고,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찬양하면서 북한 독재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안하는지 모르겠다"
"6·25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미군은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서 3만7000명이나 맞고 죽었다" "자유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하면 그걸 지키는 희생도 해야 하는데 요새 젊은이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좋은 것만 향유하려고 한다"(유명환)
EBS 강사 발언보다 유명환 장관 발언이 더 문제인 이유?
EBS 강사(국어)는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 군대를 이야기 했다. 군대나 전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평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종교의 이름으로 평화와 양심의 이름으로 군복무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이다. 다 존중 받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다양성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극단적 표현이다. 강사는 재미와 관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돌발적인 발언을 한 것일까? 아니다. 평화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군대는 죽이는 것도 가르치지만, 평화유지를 위해 죽이는 것을 가르친다. 전쟁을 위한 전쟁을 위해서 죽이는 것을 가르치기도 한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공격의 의미가 아니라 방위의 개념으로 군대는 존재할 수 있다. 이렇듯 평화와 정의라 개념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와 책읽기 등 생각의 지평을 높이기 위한 강의법이 필요한 것이다.
유명환 장관의 발언 또한 마찬가지다. 극히 이분법적 논리다. 6.2 지방 선거에서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라고 해서 과연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나? 물론 일부사람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투표했을 수 있다. 하지만 유 장관 발언은 망언에 가깝다. 전체를 매도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북한이 문제가 있다고 대부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예 무시했다. EBS 강사가 관점을 떠나 국가의 의무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군인들과 가족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처럼. 북한독재에 대해서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은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세습독재정권이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국민의 대다수인가? 김정일 밑에서 살아 라는 발언이야 말로, 군대는 사람 죽이는 것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한 강사의 수준이나 별 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EBS 강사의 강의동영상은 문제가 있었다면 EBS에서 심의, 조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문제지만, 유명환 장관의 발언은 수정 불가능하다. 한국 외교통상을 총괄하는 사람의 발언은 폭발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유 장관은 개인 신분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외교의 입이다. 유명환 장관은 EBS 강사가 발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낫듯,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 정부는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가? 이명박 정부는 답해야 한다. 지금 한국 외교는 엉망이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대응 수준도 한심하다. 이런 장관이 한국을 대표해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겠는가.
성경 잠언에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키고 그의 입은 매를 자칭하느니라. 미련한 자의 입은 그의 멸망이 되고 그이 입술은 그의 영혼의 그물이 되느리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언어는 사회를 하나로 묶어 주기도 하지만, 사회를 분열시킨다. 유명환 장관의 발언은 EBS 강사의 발언보다 더 나쁜 이유는 강사는 평화의 뜻을 이해시키기 위해 극단적 실수를 했지만, 유 장관은 평화가 아니라 분열과 대립을 위해 극단적인 발언했다는 것.
입술을 지키는 자는 자기의 생명을 보존하나 입술을 크게 벌리는 자에게는 멸망이 올 것인가? 성경 잠언에게 묻고 싶다. 아니 이명박 정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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