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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거리를 2시간 넘게 걸었다

by 밥이야기 200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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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화문 광장과 교보문고




오래간만에 서울 나들이 나갔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조금 일찍 나가 광화문광장 일대를 걸었습니다.
아직 불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거리 가로수마다
작은 전등이 감겨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불이 오면 따뜻해질까. 서울에서 밀려나간 철거민들의 마음은 따뜻해질까?
도심의 불야성은 과연 누구를 위한 불빛일까?

 
교보문고에서 세계적인 건축가인 프랑코 만쿠조가 엮어 펴낸
광장(SQUARES OF EUROPE SQUARES FOR EUROPE)을 다시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책이 비싸서 서점에 갈 때마다 훔쳐보는 책입니다.
‘광장’은 세계 5개국 주요 연구소와 33명의 도시설계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만든 공공 출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24개국 60여 개 광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져 있지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연 광화문광장을 만들면서
이 책을 읽어보았을까?
광장을 읽었다면 읽은 사람이라면 광화문광장은 탄생되지 않았을 겁니다.
광장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광장의 전제조건의 자발성이라고, 참여라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장을 이루는 주체(시민)들이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2. 시집

교보문고 시집 코너는 한산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내년을 설계하기 위한
물건들과 다이어리를 사기 위한 코너만 북적입니다.

황동규 시인이 펴낸 ‘겨울밤 12시 05분’을
잠시 읽었습니다.

“시집 한 권살까?” 갈등 갈등…….
사람들은 시를 왜 잘 읽지 않는 걸까. 왜 시집을 시집보내 버린 걸까.
시는 사람의 생각의 깊이를 확장시켜주는 최고의 인문비타민인데.

크리스마스.
시집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언론 사설 백 번 읽는 것 보다
시 한편 읽는 것이 더 값질 때가 많습니다.

 

 
3. 헌법

 




차병직 변호사와 두 명의 변호사가 1년간 기획해서 펴낸
‘안녕 헌법’이 보였습니다.
서울 왔다 갔다 했으면
건너건너 공짜로 받아볼 수 있었던 책을..(속보이네요.공짜를 좋아하는)
그래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지만
잘만 읽고 해석하면
헌법도 시가 무기가 되듯, 현실의 부조리와 싸우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2010년부터는 ‘헌법으로 세상 바로 읽고 보기(가제)’ 시리즈를
게재하기 위해 달달 읽고 분석할 예정입니다.

차병직 변호사에게 전화 한 통 드리고 싶은데
차변은 휴대폰이 없습니다.
글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쓰는 아날로그 인간.
책 낸다고 고생하셨습니다.

 

 
4. 후배 만나 장어 먹기

 
교보문고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서민 냄새 풀풀 나는 술집 골목길이 다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낙원상가.
순대국밥집, 아구찜 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이곳에
장어 파는 곳이 있습니다. 장소는 비좁은데
즐겨 찾는 사람이 많지요.
식당 안에 손님들이 바글거려
골목길에 텐트치고 안주와 술을 주문했습니다.
만나자 마자 후배분이 저에게 책 한권을 건네주었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글과 서화를 엮어 펴낸 잠언집.
책제목은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장일순선생님.
어떻게 소개드려야 하나요.
지금 시대에 장일순선생님이 살아계셨다면..........

녹색평론사에서 펴낸 장일순 선생님의 이야기 모음집
‘나락 한알 속의 우주’에는
장일순 선생님을 짧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반독재 투쟁에서 한살림 운동의 제창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풀뿌리 민중의 삶에 뿌리를 박고 있었던 우리 시대 생명운동의 스승이다.“

짧지만 굵은......

 
5. 전철을 타고 오면서

 




장일순 선생님의 잠언집을 읽었습니다.
첫 글을 여는 속표지 사진과 글이 인상적입니다.

‘둑방길’

“장일순 선생이 생전에 다니시던 원주천 둑방길. 댁에서 시내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인 이 길을 선생이 지나가는데 두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동네 사람들, 상인들, 군고구마 장수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누며 지나던 길입니다. 지금은 시멘트 포장이 되고 멀리 고층아파트도 생겨 예전의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그 길에 서면 선생님의 발자취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속도전, 이기주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수많은 삽질들을 떠올리면서
무위당 선생님이 걸어온 걸어간 두 시간을 떠올려 봅니다.


*무위당 장일순은(아래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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