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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현각 스님,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다?

by 밥이야기 2016.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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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은 예일대, 하버드 대학원 출신으로 1990년 대학원 재학 시절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 불교 경전의 영역과 법문을 통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왔다. 현정사 주지,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냈고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등 여러 저술이 큰 반응을 불렀다. 최근 중국 당나라 시대의 현각 스님이 지은 시가집으로 신심명과 함께 중국 선사의 2대 어록이자 불자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증도가를 해설한 책 ‘선으로 읽는 증도가’ 하권이 나왔다. 이 책은 무심선원을 운영하는 김태완 선생이 깨달음의 진수를 밝힌 영가 현각스님의 <증도가> 267구의 의미를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 특히 화두수행을 통해 얻는 ‘자기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가 현각 선사는 8살 때 출가해 천태지관 법문에 정통했고 <유마경>을 보다가 마음의 근본을 깨닫고 혜능선사에게 인가를 받아 <증도가>를 지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미국인 스님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현각 스님이 “실망한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승려생활 25년째인 현각 스님은 한국불교의 상명하복식 유교적 관습, 국적·남녀 차별, 신도 무시, 기복신앙 등을 실망의 원인으로 거론했다. 이는 근래 참선을 배우러 한국불교를 찾았던 외국인 스님들이 잇따라 떠나며 불교계 내부에서도 지적돼온 문제여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리스에 머무는 현각 스님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8월 중순에 한국을 마지막으로 공식 방문한다”며 “화계사(서울 강북구)로 가서 은사 스님(숭산 스님)의 부도탑에 참배하고 지방 행사에 참석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 물론 환속(출가자가 속세로 돌아가는 것)은 안 하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화두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 서툰 우리말로 쓰인 현각 스님의 글에는 짙은 실망감이 배어 있다. 그는 ‘서울대 왔던 외국인 교수들, 줄줄이 떠난다’는 최근 신문기사를 인용하며 작심한 듯 “이 사람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고 동감한다. 나도 이 좁은 정신(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떠날 수밖에 없다”면서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다. 이게 내 25년간(한국불교의) 경험이다. 참 슬픈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숭산 스님께서 45년 전에 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다. (그동안) 나와 100여 명 외국인 출가자들이 그 포용하는 대문으로 들어왔다. 참 넓고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정신이었다”면서 “그런데 (조계)종단이 그 문을 자꾸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간 7∼9명 외국인 승려들이 환속했고, 나도 요새는 내 유럽 상좌(제자)들에게 조계종 출가 생활을 절대로 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떻게 그 조선 시대에 어울리는 교육(을 하는 조계종단)으로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서양 사람들, 특히 서양 여자들을 보낼 수 있을까? 그 대신에 나는 제자들을 계룡산(숭산 스님이 문을 연 국제선원)이나 한 유명한 일본 선방으로 보낸다. 다른 서양 스님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각 스님은 “숭산 스님이 세운 혁명적인 화계사 국제선원을 완전히 해체시켰다”며 “한국 선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했던, 누구나 자기 본 성품을 볼 수 있는 열린 그 자리를 기복 종교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기복 = $(돈)’. 참 슬픈 일이다”고 비판했다. 올 초 화계사 외국인행자교육원이 설립 5년 만에 문을 닫은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