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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IT,정보

우리 모두는 시각장애인이다

by 밥이야기 2009.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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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야 말로, 사회를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전제다. 보건복지가족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각 장애인 숫자(등록된 장애인)는 21만명. 수치에 잡히지 않는 숫자를 포함한다면 인구의 20%가 시각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아갔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런데 이들이 시각장애를 극복해 나간 배경을 살펴보면, 개인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있었다. 저 사람은 장애인이다 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장애보다 무서운 장애의 편견을 끊는 일이다.

 시각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너무 많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과배려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란 소수자와 함께 걸어가는 사회다. 그 다음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잠재적 장애인, 즉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면 모두를 위한 시설이 된다. 그렇지만 아직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하다.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는 이상, 장애인을 둔 가족의 아픔을 느끼지 않는 이상, 장애인에 대한 이해는 먼발치에 있다. 결국 교육과 직결된다.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인정하는 사회. 장애인 될 수 있다는 전제. 동정이 아니라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배려는 교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대학입시나 초,중고 교과과정에 장애학이라는 것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면 어떨까? 장애로 풀 수 있는 이야기와 소재는 너무 많다. 배려의 학문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다음은 무엇이 있을까. 점자책을 꼽고 싶다. 점자책은 일반 책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기간 또한 많이 걸린다.(단행본 1권 제작 4~6개월). 일반 책 1권을 점자책으로 만들면 6권v분량. 시각장애인에게 책이야 말로 새로운 세상을 눈뜨게 해주는 소중한 마중물이다. 책을 통해서 눈 뜬 자 보다 세상을 더 넓게 깊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자책(스캔북)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어 보는 자세와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먼발치에서 혹은 돌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추상과 관념의 세계에 머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시각 장애인이다. 세상은 두 눈을 뜬 자들이 세상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작은 관심과 생각이 장애의 벽을 무너뜨려 나갈 때다.





점자 스캔 북(컨셉아이디어).
책에다 갖다대면 텍스트를 점자로 전환시킨다.





스캔으로 점자화된 텍스트(점자)는 파일로 저장 나누어 공유할 수 있다.
(Designers: David Lee, Yuna Kim & Hansub Lee)


점자는 1821년, 프랑스의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가 처음으로 고안했다. 그는 세 살때 아버지의 공방에서 칼을 가지고 놀다가 실명을 하게 되었고, 따라서 어느 누구보다 맹인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