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박현동 인터넷뉴스 부장이 쓴 <진중권 遺憾>. 진중권도 유감일 때가 있지만 박현동 기자의 글이 더 유감스러웠다. 왜일까?. 진중권은 비평가다. 사회 현상을 자신의 철학과 시각으로 비판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적도 많고 친구도 많다. 그의 발언 하나 하나는 화제가 되고 논란을 일으킨다. 박 기자는 진중권이 촌철살인 예리함을 갖추고 있다며 혀 내밀어 칭찬하면서 촌철살인도 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신정환 도박과 귀국의상에 대해 단상을 남겼다.
"감히 그대로 옮길 수 없을 정도로 표현은 거칠다. 빈정거리듯, 깔보는 듯한 그의 어투에서 배려는 찾을 수 없다. ‘어격(語格)’이나 ‘언격(言格)’은 인격(人格)의 요체다. 진중권식 화법은 일종의 인격 살인이다.
중국 당나라 재상 풍도(馮道)는 사람의 혀를 칼에 비유했다. 그는 ‘설시(舌詩)’편에서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라고 했다. 칼에 찔린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말에 찔린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박현동 기자)
비평가가 배려하면서 글을 쓴다면 비평가가 아니다. 물론 진중권이 쓴 말투에 가까운 글투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논리에 맞지 않는 글도 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 논리 전개 방식의 허점과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어격과 인격을 이야기 하기 전에.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 실력과 완벽은 다르다. 완벽함이 정상일 수 없다. 박 기자는 알아야 한다. 어법을 이야기 하기 전에 한국 사회의 금기와 편협한 전문가적 시각을 먼저 비판하고 살펴야 한다. 진중권을 두둔하고 싶은 마음 추호도 없다. 진중권의 시원시원 말에 여름철 냉동실에 들어간 쾌감도 느끼지만, 어설픈 논리에 가끔 혀를 찰 때도 있다. 독자의 입장은 그렇다. 진중권의 논리정연함이 두려운 박 기자는 왜 논리정연함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글의 배려에 신경을 썼을까. 두려워서일까? 진중권 유감이라는 제목에 찬사를 보낼 진중권의 적들에 대한 배려일까? 트위터 논쟁은 논쟁이 아니다. 재잘재잘 떠드는 공간이다. 논점을 밝히려면 몇 마디로 가능한가? 장자나 열반에 든 성철 스님이 아닌 이상.박 기자는 인터넷부장답게 인터넷 생리와 비평적 시각에 대해 더 공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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