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단독 보도한 <연평도 피격 당일…군 장교들 '영내 회식'> 동영상을 보았다. 천안함 사태가 겹쳐 떠올랐다. 그 당시 합참의장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근무 외 시간에 술 마신 것을 탓하는 게 아니다. 공교롭게 회식 시간대에 큰 사건이 벌어진 것뿐이다. 문제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 자세를 지적하고 싶어서다.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군 책임자급이기 때문이다.
한 연대장의 취임 1주기 회식자리. 연평도 피격으로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지 4시간 지난 오후 6시 50분에도 회식은 계속되었다고 한다. 방송에서 생중계되고 있는 급박한 연평도 피격 상황을 보면서, 포도주를 마실 정도니. 우리 군이 이 정도인가? 아무리 전방이 아니라 수도권 부대라 할지라도. 군을 정방에 있는 병사들만 책임지는 것인가? 연평도 피격 이후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었다는 소식은 언론에서도 계속 중계했다. 더 기가 찰 노릇은 연대장의 변명이다.
그러나 다른 행사 참석자는 미리 준비한 포도주를 마셨다고 증언합니다.
[행사 참석자 : 와인하고 회를 가져와서 잔뜩 먹더라고요. 그날 연평도 사건 터진 날인데…어이가 없었죠.]
정 대령은 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지 4시간 쯤 지난 오후 6시 50분 쯤 까지도 상황을 전달받지 못해 회식을 진행했다고 말합니다. (SBS 보도 발췌)
북한 연평도 피격 이후, 서해안 일대에 군 첨단 시설을 짓겠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시 군의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군 개혁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매사 이런 식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물 건너 지나갔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개혁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직접 일을 챙기는 것을 탓할 사람 있겠는가. 문제는 우선순위다. 무엇이 중요한지 국가의 비전을 위해서 지도자가 어떤 그림을 그릴지 총체적인 개혁상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지고 사회적 이슈로 어떤 문제가 부각되었을 때 챙기겠다고 누가 그런 말 못하겠는가.
사병들 군 복무 기간 들이고 가산점 준다고 군 개혁이 이루어지고 정신 무장이 강화되겠는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연평도 피격 중계를 보면서 포도주를 마신 군의 현 주소는 어디에 기인된 것일까? 후방 군 병력은 후방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걸까? 군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군 미필자들이 운영하는 나라의 현 주소를 실감할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연평도 포격으로 군 장병과 민간인들은 피 흘려 숨지고, 유가족들은 피멍든 가슴으로 오열할 때 피 같은 포도주를 마신 대령에게 묻고 싶다. 어떤 맛이었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 정신무장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가? 누구인가? 따져 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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