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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배두나의 '공기인형'과 마네킹 영화들

by 밥이야기 201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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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부터 영화 공기인형, 마네킨, 섹시마네킹 포스터



배두나가 출연한 일본 영화 '공기인형'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공기인형은 마네킹이지요. 인간의 눈요기나 인간의 대리 만족, 대역을 위해 탄생되었지요. 백화점 쇼 윈도우에 비친 마네킹. 봄이 되면, 계절이 바뀌면 가장 먼저 옷을 갈아 입습니다.

영화 '공기 인형'. 배두나는 전라 뒷 모습을 공개하면서 정말 공기인형이 되었습니다. 영화 공기인형에는 현대 산업도시문명의 그늘과 인간의 소외감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일본 사회는 개인주의가 그 어느 나라보다 팽배해 있지요. 높은 물가, 경쟁 지상주의, 주택문제 등. 여느 고도자본주의 국가의 모습과 별 반 차이가 없습니다. 공기인형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한 개인의 놀이감이자 감정이입 대상인 섹시 돌(sexy doll)이 사람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공기인형을 보면서 1987년 상영된 미국영화 '마네킨'과 2005년에 개봉된 '섹스 마네킹(원제':러브 오브제)'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마네킹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많습니다.  영화 '마네킨'은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정열을 다해 만든 마네킨이 아름다운 연인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섹스 마네킹'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 주인공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한 맞춤형 섹스 마네킨 니키를  구입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마네킹 니키는 주인공 비서인 리타와 닮아있지요. 공기인형을 포함 두 영화는 마네킹을 통해서 다양한 인물군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닿아 있는 영화 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직장과 사회에서는 정상적으로 생활하지만, 어둠이 내려 앉아 톱니바퀴같은 세계에사 빠져나와 개인의 나홀로 방에 이르면 고독감과 소외감에 빠집니다. 인터넷 중독에 걸리고 욕망을 풀기 위해 무엇가를 찾는 사람들. 어는 것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본인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지요.자본의 욕망과 그늘이 드리워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이제 이념의 경계가 아니라 자본이 만들어 낸 경계에서 서있습니다.

영화 '마네킨'과 '섹스마네킹'이 헐리웃 스타일의 오락적 재미를 첨가한 대리만족 영화라면, 영화 공기인형은 정적입니다. 대사도 많지 않습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지만, 감정이입이 되지만 공기인형일 수 밖에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선 공기인형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비디오가게 일하는 점원과 사랑에 빠진 공기인형이 칼에 베이면서 실체가 들어나듯이(공기 빠진 인형)....  사람도 순식간에 공기가 빠져 나갈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으니까요. 공기인형만 아닐 뿐. 가상과 현실세계에서 빠져 있다가 어느 순간 공기빠진 인형처럼 허망하게 꿈들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메스(칼)은 사회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영화 공기인형은 배두나의 인형같은 캐릭터를 잘 접목시켜 공기인형으로 거듭나게 했지만, 영화는 공기 빠진 인형처럼 곧 잊혀져 갈 것 같습니다. 일본스럽다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몰라도, 일본스러운 공기인형. 배두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영화 공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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