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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미드 웨스트 윙, 노무현은 무엇을 보았을까?

by 밥이야기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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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방영을 시작, 2006년 종영된 미국드라마 ‘웨스트 윙(The West Wing)’.
웨스트 윙은 백악관 대통령 보좌관들이 일하는 장소를 뜻한다.
웨스트 윙은 백악관에 입성한 노벨경제학 수상자 출신의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본격적인 정치드라마다.
한국도 정치드라마(공화국시리즈)나 대통령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가 많지만,
특정 정당 출신의 대통령과 참모진의 정치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낸 드라마는 없다.

 
웨스트 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보았던 드라마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9개월에 거쳐 7시즌까지 웨스트 윙을 틈틈이
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웨스트 윙’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통령이 탄생되기까지의 과정도 과정이지만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부터는, 현실의 벽 앞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선과정이 정치적 이상을 설득해 가는 과정이라면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는 이상을 현실로 구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완전할 수가 없다.
웨스트 윙에서 보여주는 참모진과 대통령의 상처와 갈등은
우리가 들여다 볼 수 없는 권력의 안방으로 안내해 준다.
수석보좌관은 과거 알콜 중독자였고 참모진 개개인마다
숨기고 싶은 과거들이 있다. 정치적 음모에 따라 사생활이 파헤쳐지지만
대통령과 보좌진들은 솔직한 의사소통의 과정을 거쳐 신뢰를 쌓아간다.
신뢰는 말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웨스트 윙은 말하고 있다.
대통령도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이상과 현실이 끝없이 충돌 하면서, 현실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의 정치.
완성이라는 것은 없다. 한 대통령에게 완성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웨스트 윙에서 대통령(마틴 쉰 역)은 재임기간에, 자신을 보좌했던 동료의
하원 선거 유세 지원 연설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은 직후 미드 웨스트 윙을 언급하기도 했던
장면이기도 하다.

 
드라마 웨스트 윙은 대통령학에 가깝다.
외국에는 대통령에 자서전이나 평전 , 대통령 연구학 등
현직 대통령이나 미래 정치지도자 학생들이
교훈(온고지신)을 얻을 수 있는 학문이 발달되었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상태나 마찬가지다.

 
드라마는 드라마 일 뿐이지 않는가?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드라마 웨스트 윙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되어지고, 대통령과 보좌관의 직책은 과연
어떤 위상과 책무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웨스트 윙을 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치라는 것이 복마전이지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
때로는 일보 후퇴, 때로는 이보 전진을 반복하면서
지난 세월 동안 쌓인 경험을 토대로 사람과의 관계를 완성하는 기나긴 과정이라는 것을.....

 
미국 드라마 웨스트 윙을 보면서,
웨스트 윙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세종시’ 사업이
의제로 떠오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을 해보았다.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아마 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회나 압력단체, 이해당사자와 몇 년에 걸쳐
수많은 토론과 설전, 논의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과정 속의 치열한 논의는 생략된 채 대통령의 설득만으로?
어림 없다.

 
버럭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예견하기도 했던
웨스트 윙.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의 청와대에서는 어떤 대화와 그림들이
전개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웨스트 윙은 설득의 정치, 대화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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