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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대통령 신년 좌담이 있는 내일은 특별 지구의 날?

by 밥이야기 201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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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 전기 끄는 행사가 전 세계에 주요 도시에서 펼쳐진다. 내일은 설 연휴 하루 전날. 청와대 기획, 연출, KBS 정부 하청방송사와 들러리 MBC, SBS가 함께 마련한 ' 대통령 신년 좌담'이 오전 10시부터 90분 동안 전국 방방곡곡 안방을 노크. 관련기사를 검색해보니 프레시안 채은아 기자가 쓴 기사 제목이 눈에 쏘옥 들어온다. ' 2월 1일 오전 10시부터 90분동안 우리 모두 TV를 끄자'. 내일을 한국판 특별 지구의 날로 지정해야겠다. 누리꾼들은 일방적으로 방문 두르리면 안방 바보 상자를 독차지하려는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방안에서는 90분 동안 텔레비전 전기 플러그를 뽑으면 되지만, 설연휴를 보내기 위해 대중교통으로 귀향하는 분들은 괴로울 것 같다. 역과 버스 대기실에서 마냥 틀어주기 때문에 도리없다. 눈을 감고, 귀를 닫을 수 밖에.


이명박 대통령의 녹생성장위원회 신년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기료는 무상화"하자고 말할까 겁난다고 비꼬았다. 정말 서민들이 전기료를 펑펑 쓰는 걸까. 누진세 때문에 함부로 쓰지도 못한다. 오히려 가정용 전기요금보다 산업용 전기료를 올리고 누진세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서 녹색 성정 운운하고, 전기 아껴쓰자고 말하는 대통령. 좋다 내일 하루 90분이라도 전기를 더 아껴주겠다. 대통령 신년 좌담은 분명 공해다. 소통하고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전달하는 대통령. 좌담의 뜻이 무엇인가. 함께 둘러앉아 개인의 지혜와 견문을 주고 받는 자리다. 자신들이 출연자를 정하고 지휘하는 좌담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겠는가. 오죽하면 조선일보도 사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좌담 개최를 비판했을까. 조선일보는 < 대통령 취임 3년에 진짜 기자회견 몇 번 있어나 >라면 비꼬았다. 그 동안 한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는 가짜라는 말 아닐까?


 "취임 후 3년 동안 기자회견이라고 이름 붙인 행사를 20여 차례 가졌지만 정상회담 정리 회견처럼 의례적인 것을 빼면 언론과 일문일답을 한 경우가 네댓 번밖에 안 된다. 그나마 그것도 대부분 'G20정상회의 보고'처럼 정부가 자랑하고 싶은 항목으로 아예 주제를 한정했다. 그 선을 벗어나면 질문도 받지 않았고, 물어도 듣지 않은 걸로 해버렸다. 이 정부 3년 내내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한 번도 없었던 셈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해마다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고, 여기 이어서 'TV 국민과의 대화'까지 가진 경우가 몇 번 있다. 두 사람이 각각 임기 5년 동안 기자회견 이름으로 가진 행사가 150여회다. 이 대통령이 '친구'라 부르는 오바마 대통령만 해도 지난해에만 27차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지난해까지 백악관을 출입했던 원로 여기자 헬렌 토머스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에게 묻고 추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대통령은 반드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 기자가 묻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우리 청와대 생각은 이와 다르다는 말인가."(조선일보 사설에서 발췌) 




조선일보가 간만에 사설다운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가 답답할 정도이니, 일반 시민들은 어떻겠는가. 대통령 좌담은 국민에게 좌절만 안겨 줄 것이다. 내일은 전기 플러그 뽑는 날. 물론 대통령 좌담을 보는 것은 시청자의 자유의지다. 하지만 내일 하루 만큼은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의 독단과 공정 방송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는 KBS 하청방송사에게 경고를 보내자. 전기도 아끼고 얼마나 좋은가. 설 연휴 특별 지구의 날을 만들어 준 이명박 정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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