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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씨름하다?
글 읽기와 쓰기ㆍ3
일기·43(2020.04.11~)
흙과 씨름 한 판. 누가 이길까? 옹기(장독)를 만드는 험나는 과정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옹기는 숨을 쉰게 한다. 무슨 소리? 흙은 생명이다. 흙은 나무, 숲, 종이, 책, 그릇 등 다양한 제품들이 인류 문명사에서 생태계는 사물들이 얽혀져 공존했다. 나는 흙과 시멘트 인생 사이 태어났고, 살고 있다. 합성재 인간은 아니지만?
나는 매일 흙과 씨름한다. 이길수 있겠는가. 나무는 허리케인조차 버틸 수 있는 질기고 질긴 생명줄을 갖고있다. 숲은 탄소를 저장해 지구의 기후를 조절한다. 종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생각을 전달하는 오프라인 원조인 도구이다? 그렇다면 책의 미래는?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이 남긴 책이 펼쳐진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 소설 화자인 한탸. 삼십오 년간 폐지 압축공으로 일해온 인물이다. 그는 어두침침하고 더러운 지하실에서 맨손으로 압축기를 다루었다. 끊임없이 쏟아져들어오는 폐지를 압축하는 삶. 한탸는 니체와 괴테, 실러와 횔덜린 등의 빛나는 책들... 한탸의 임무는 폐지 더미의 매력에 이끌린다. 그는 쏟아지는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게 되었다. 노동과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한 노인 노동자가 생각을 바꾸었다.
책 씨름으로 무엇을 바꿀까? 오늘은 메밀 국수, 순수하게. 오늘은 21대 국회의원 사전 투표율...천만 넘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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