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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김상곤 교육감 '1인 특별담화문'에 담긴 참뜻

by 밥이야기 2009.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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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교사들의 징계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김상곤 경기 교육감(사진출처:경기도 교육청)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의 징계 거부 입장을 밝혔다. 비 내리고 겨울바람 예고했던, 어제 일요일(11월 1일)의 일이다. 1인 시위가 아니라 1인 특별담화문. 우리는 지난 4월 8일을 잊을 수 없다. 김상곤 교육감은 범민주 후보로 경기도에서 치러진 첫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 경기도 교육감은 서울 교육감과 더불어 상징성이 높은 자리다.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후보가 당선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손꼽을 수 있다. 하나는 후보단일화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을 견제하고자 하는 경기도민의 심판이었다.

 
김상곤 후보가 당선된 이후 통합의 정신을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취임 후 김상곤 교육감은 현실의 높은 장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김상곤 교육감이 내건 무상급식 확대와 혁신학교정책은 흔들거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여당성향의 교육위원, 경기도의원들이 발목을 잡았다. 취임 이후 첫 업무보고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무상 급식 예산도 171억 원이었는데, 한나라당 출신 경기도의원의 제동으로 70억 원이나 깎였다. 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기도의 저소득층 학생은 17%. 결국 7%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김상곤 후보는 선택적 무상급식 지원이 아니라 전면적인 무상급식 방식을 주장했다. 왜냐하면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배려였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눈칫밥을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뿐이랴 사사건건 김상곤 교육감의 공교육 강화정책은 좌초되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골프지사라 부르기도 한다. 전임 경기도지사에 비해 골프장허가 면적이 10배 가까이 높다. 제 2의 불도저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 교육청을 갖고 놀았다. 혁신학교 예산을 깎고, 경기도 교육청 고유권한을 짓밟고 경기도청에 교육국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김상곤 교육감을 옥죄었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직선으로 뽑힌 교육감을 경기도지사 팽한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할 자격도 없다. 잡초 뽑듯 비판적 인물이나 과거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편견이 극에 달해 있다.

 

자신들의 급여나 운영비를 줄여서라도 급식비가 없어 굶주리는 아이들을 보듬어 주어도 모자랄 판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잠이 올까.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데…….

 
김상곤 교육감이 ‘1인 특별 담화문’을 발표한 이유는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의 징계 여부 때문만은 아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현 시국에 대한 답답함의 발로다. 김상곤 교육감은 묵묵히 한국 민주화를 위해 길을 걸어온 실천적 학자이자 교수였다. 과거로 역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새로운 길이다. 그 길은 다시 열어야 할 길이다. 세상은 양 극단에서 차를 질주하면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차를 우회하면 치킨으로 조롱하고 있다. 극단의 속도 경쟁은 공멸로 가는 길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소회를 밝힌 ‘1인 특별 담화문’에 담긴 속내와 참 뜻을 읽어야 한다. 김상곤 교육감이 이야기했듯 “표현의 자유는 인권이다”. 상식 없는 세상에 던지는 외로운 물음. 논리는 힘에 눌리고, 상식을 헌신짝처럼 내 팽겨 치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 김상곤 교육감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길을 다시 이루어 내자.



< 김상곤 경기 교육감 '1인 특별 담화문'  전문 읽어보기> 

시국선언 교사 징계에 관한 경기도교육감 담화문

 존경하는 경기도민, 그리고 학부모님, 선생님 여러분!

우리 교육청은 도민 여러분의 교육개혁의 열망이 실현되는 교육, 자율성과 보편성, 그리고 기회균등의 가치가 구현되는 학교, 배움이 기쁘고 가르치는 일이 소중하며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존중 받는 교육현장을 만드는 일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 온 교육가족의 열정이 경기교육을 지켜 왔으며, 나아가 우리 교육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사가 학생을 정성으로 살피고,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가운데서 우리 교육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경기교육을 사랑하는 도민 그리고 학부모님, 선생님 여러분!

오늘 저는 '시국선언' 교사 징계 문제와 관련해 교육감으로서의 입장을 도민 여러분께 밝히고자 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새롭고 다양한 방식의 참여와 소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의 평화적인 표출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과 선진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헌법은 이를 표현의 자유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 즉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과 교사 또한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위하거나, 불법적이고 폭력적 방식을 동원하지 않는 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 의도가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사회의 질적 발전과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시국선언'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은 법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우리가 의뢰한 법률전문가들의 자문 결과도 저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수의 법률전문가들은 문제가 된 교사들의 '시국선언' 은 그 목적과 내용이 공익에 반하지 않고 직무를 해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의 범주에 포함되며 법위반 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도민과 학부모님, 그리고 선생님 여러분!

 그 동안 저는 시국선언 교사들의 징계여부를 놓고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관 간의 협력과 절차적 질서를 존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지켜야 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원칙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로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고, 따라서 시국선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교육자로서 과연 바람직한 행위인가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행위를 우려하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국선언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보다 더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사법부의 최종판단이 나오기 전에 징계가 강행될 경우, 우리 사회 및 일선 교육 현장의 갈등과 반목, 혼란이 증폭되고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기교육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 여러분!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선생님들께도 엄정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선생님들의 충정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선생님들께서는 '시국선언'이 교육 현장에 미칠 영향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학교현장에는 선생님만을 주시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온 마음과 정성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혀 줄 정신적 좌표를 제시하는 일에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본연의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충심으로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도민과 학부모님,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우리 교육청은 도민 여러분이 공교육에 거는 희망과 기대에 부응하여,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 교육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저의 이러한 결정 또한 우리 교육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이해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마음이 여러분께 온전히 전해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도민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11월 1일
경기도교육감 김 상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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