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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자살 권하는 사회,한 노동자의 죽음

by 밥이야기 200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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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자동차,희망퇴직한 노동자의 죽음


▲정의는 사라진 걸까. 인간 없는 법치는 권력을 위해 있을뿐.


한 노동자의 자살

MBC 보도에 따르면 창원 쌍용자동차에서 희망 퇴직한 한 노동자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피다 만 번개탄과 함께. 우리 사회는 자살 권하는 사회, 자살 부르는 사회다. OECD 국가 중 10년 동안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편에서는 기독교장로라는 사람이 자살하라고 외치며 반인륜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깊어지는 빈부 격차로 인한 생활고로 사회적 타살, 생계형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서글픈 현실이다. 자살의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생활고로 목숨을 끊는 경우는 자살한 개인사로 책임을 돌릴 수 없다. 근원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앞만 보고 달려온 과속성장, 삶의 질을 떨어뜨린 성공신화가 아닐까. 경쟁과 출세지향사회. 이른바 불도저 경제론이 펼쳐지는 사회에서는 사회적 자살은 더 늘어 날 수밖에 없다. 미끄럼틀을 타다가 누가 밀거나, 힘에 부쳐 아래로 떨어지면 회생하기가 힘든 사회. 더 높이 높이가 아니라, 낮더라도 함께 평평한 바닥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는 힘든 걸까.

 수출흑자, 경제대국, 경기회복이라는 단어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가치는 없는 걸까. 인간성이 회복되지 않는 사회에서 외형적 1등이라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회 균등의 원칙이 없는 사회에서 1등은 언제나 소수의 차지 일뿐. 사회적 약자에게는 빈곤의 대물림과 차별만 있을 뿐이다. 사회적 정의가 넘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은 성장이 답이 될 수 없다. 실직과 해고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사회 취약계층을 살피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다. 천민자본주의, 압축성장주의의 폐단을 지켜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계속된다면 사회적 분열과 갈등은 한국 사회를 더 병들게 할 것이다.


자살 권하는 사회, 쇼하는 정부

 
벼랑 끝으로 사람들을 몰고 가는 사회. 기득권을 대변하는 이명박 정권과 정부여당, 수구 보수언론들은 사회적 문제들을 껴안아 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정치적 수사(修辭)를 통해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곳이 어디일까. 정말 이들이 한국 사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걸까? 아무리 둘러보고 듣고 보고 되새김질 해보아도 암담할 뿐이다. 10%의 사람들이 90%의 희생위에 자리매김 하려고 쇼를 하는 사회에서 90%의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같이 맞대응 쇼를 해야 하나?

믿음을 주지 못하는 정부. 마이너리티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 사회적 빈곤과 자살을 종합적으로 살피지 못하는 정부(생생내기식 정책). 이미 성적표는 나왔다. 경제지표에 대한 성적표가 아니다. 앞으로 생계형 자살은 더 늘어 날 것이다. 40.50대에 직장을 잃고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사회에서, 기득권층은 이성을 이야기하면 자살을 남의 집 불구경 하듯 이야기한다. 감성 때문에 자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잃게 만든 사회적 분위기가 자살을 부르고, 권하고 있는데 말이다.

쌍용자동차에서 희망퇴직 한 노동자의 나이는 30대다. 지금 비정규직으로 길거리로 내몰린 수많은 노동자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눈높이 맞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책들. 유효기간이 다해 쏟아지는 대형마트의 제품처럼, 폐기 처분되는 노동자들. 민주와 인권이 사라진 사회에서, 이제 쇼다운 쇼가 아니라, 정권에 대해, 비민주에 대해 침을 뱉고 저항할 때다. 정항을 위한 저항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작은 대안들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시 마음의 촛불을 들 때이다. 한 노동자의 죽음에 오늘 촛불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