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프레시안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식하면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고요. 그런데 무식도 무식 나름입니다. 이른바 목에 힘들어 간 자칭 유식한 사람들은 배우지 못한 사람이나, 시정잡배들에게 무식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사람 차별하는 발언을 곧잘 쏟아 내고 있습니다. 무식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많이 배운 사람들이 유식한 것은 아닙니다. 무식의 잣대는 유식이 아니라 지혜여야 합니다.
한 사회를 병들게 만든 사람들은 바로 유식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이들은 학연, 지연, 혈연으로 똘똘 뭉쳐 스스로 무식쟁이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모르는 게 큰 문제입니다. 이들에게는 상대적인 유무식 개념만 갖고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착각에 빠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식만 하면 되는데, 온갖 비리에 권모술수에 세상 나쁜 짓만 골라서 합니다.
PD 수첩 수사와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언론관, 여당의 PD수첩 폐지론, 조갑제가 시국선언을 한 영화감독의 영화들을 보지말자라는 발언(한국영화를 보지 마라는 말고 같음) 등 무식의 수준을 넘은 막발론자들의 발언을 지켜보면서, 한국 사회가 참 암담한 터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독재나 전제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과연 한 방송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폐지하라, 방송국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를 물러나라 이렇게 발언할 수 있는 걸까요. 집단체면, 집단무식증상에 빠진 이명박 정권의 현주소를 똑똑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PD수첩의 수사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촛불시위를 부채질했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 정부는 촛불시위가 이른바 정부 폄하(쥐박)의 원인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운 털을 뽑아내야 한다는 일념, 그러니 PD수첩은 복수의 대상입니다.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공을 들여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나, 오보를 내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방송프로그램이나 언론의 기사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런데 고의성이 없는 한 경고나 시정조치로 끝날 수 있는 일을 법의 잣대를 들이밀어 처벌하겠다는 것은 언론을 손봐주겠다는 정부의 선언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에게 비민주적 정부며 독재정권이라 하는 겁니다. 왜냐면 많은 국민들은 지난 독재시절의 횡포와 만행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정부 인사들이 얼마나 많은 헛말을 했습니까. 진정 죄를 물어야 할 곳은 이명박 정부가 아닐까요. 이명박 정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PD수첩 보다 몇 배의 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검찰에서는 오히려 이명박 정부 채널을 조사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검찰은 이명박 정권에서 쏟아진 수많은 홍보동영상과 발언들을 조사해야 합니다. 그 길 만이 먼 훗날 독재정권에 굴복하지 않은 검찰로써 평가 받을 겁니다. 불나방처럼 한 때의 빛을 찾아 몰려다니다가는 그 불빛이 끊기면 빛처럼 나방들도 어둠속에 묻혀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시정잡배들은 무식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시정잡배입니다. 무식한 사람은 지혜로울 수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거나, 배움이 적어도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를 발휘한곤 합니다. 정녕 무서운 사람들은 유식하면서 무식한 사람들입니다. 자기의 무식이나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제발 무식을 깨달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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