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신지 1년 되는 날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서로 밥이 되어주십시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살아 생전에 자주 하신 말씀입니다.
서로 밥이 되어 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한국 생명사상에 큰 획을 남기신 고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남긴 “내가 밥이다”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우리 천주교회는 빵 믿는 교회 아닙니까?
예수께서는 스스로 빵이라 했으니까요.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내가 밥이다’라는 이야기죠.
그러나 낟 곡식 한 알 한 알이 얼마나 엄청난 것입니까.
우리 모두는 하늘과 땅이 먹여 주고 길러 주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만물이 모두 하늘과 땅 덕분에 살아 있고
그의 자녀들이니
만물은 서로 형제자매 관계 아닙니까?
짐승도 하늘과 땅이 먹여 주고
벌레도 하늘과 땅이 먹여 주고
사람도 하늘과 땅이 먹여 주고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내가 너의 밥이다. 서로 밥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향한 일방적인 강요만 요구합니다.
내가 너의 밥이다가 아니라 "다 내 밥이다."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갈등의 늪으로 빠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년을 맞아 밥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한지 2주기가 다 되어갑니다.
국민이 밥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밥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밥이란 제 희생이란 뜻이예요. " 저 놈은 내 밥이다 " 이런 말을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잖아요.저 인간 내 맘대로 이용해 먹겠다는 소리지만, 사실은 저 사람 때문에 내가 산다는 얘기거든요.밥이란 게 원래 그런 뜻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지요.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만물이 저마다 누군가의 밥이 되어야 돌아가게 되어 있잖아요. 지금은 우리가 누군가의 밥이 되지는 않고, 저 혼자 일방적으로 먹으려고 하니까 세상이 지옥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밥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해요. 내가 먼저 누군가의 밥이 돼야 한다는 거지요. 농사를 짓는 농부를 우리가 도와서, 농민들에게 우리가 밥이 돼줘야 해요. 그리고 농민은 우리들을 위해서 밥이 되고요. 이런 식으로 순환을 계속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식의 밥이고, 아이들은 늙은 부모의 밥이 되어 부모에게 공양을 바치고... 이런 식으로 모든 존재가 모든 존재에 대해서 밥이 되는 것, 해월 선생이 이천식천(以天食天)이라는 아름다운 표현으로 말씀하셨잖아요. 한울님이 먹고 산다고, 존재 하는 것은 모든 게 하울님이라고 하셨잖아요.(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밥이야기 인터뷰 취재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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