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6월 항쟁 기념일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되살아날까!
▲ 6월 항쟁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이한열의 죽음이 기폭제가 되었다. 6월 항쟁은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가장 컸지만, 광장을 막기 위한 강경진압과 폭력이 결국 87년 민주체제를 열게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사진 출처 : 인터넷 6월항쟁 기념관)
6월 항쟁 기념일이 다가옵니다. 1987년 6월 10일부터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져 온 군부독재의 사슬을 끊어 내기 위해 전국에서 민주대장정이 시작됩니다. 물론 6월 10일부터 광장이 열린 것이 아닙니다. 1987년 1월 발생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큰 배경을 이루어 반민주, 반독재에 저항하는 시위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1월부터 항쟁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이른바 절반의 승리라고 부르는 “6.29 선언”을 이끌어 냅니다. 사회 변혁운동에는 전략적 승리는 있겠지만 영원한 승리는 있을 수 없습니다. 승리와 패배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어떻게 변해나가야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6월 항쟁의 의미나 평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대선과 정권교체(이명박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문제가 도출되어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 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을 넘어선 새로운 지향과 사회 변혁 운동방식에 대해서.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야당이 되어 버린 민주당과 진보세력을 대변하는 민노당, 민노총 등 여러 사회시민단체들은 국민들이 호응할 만한 이렇다할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물론 보수언론과 여러 장애요소들이 있지만, 부족했던 것만은 사실이 아닐까요. 성찰이라는 말은 많이들은 것 같은데 성찰도 하기 전에 새로운 정부의 통치방식에 적응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지요. 그 사이 자발적 시위의 가능성(아고라와 웹2.0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집단)을 보여준 촛불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습적인 광장 시위가 태풍의 눈이 되었습니다. 다들 이 현상을 어떻게 재해석 해내어야 할 까 고민을 하는 사이에 촛불은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꺼져갔습니다. 그렇지만 불씨는 곳곳에 이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87년 6월 항쟁을 제 1체제(이해를 돕기 위한 임의적 분류)라고 한다면, 민주정권의 출범(김대중 대통령)을 제 2체제, 노무현 정권을 제 3체로 부른다면, 제 4체제는 어디에서 포문을 열어야 할까요? 이대로 가다가는 제 4체제, 87년 이후의 87년을 넘어 서는 이명박 정권을 넘어 선 새로운 민주주의는 먼 훗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많은 사람들은 가슴 아파 했습니다. 한 때 그를 지지 했다가 돌아 선 사람들도 현 정부의 실체를 지켜보면서, 노무현을 다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한국 국민 전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가슴 아파 하는 것처럼, 엄청난 추모의 물결이 일어났고,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6월 항쟁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지금.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야당이나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시민단체는 과연 민심의 향방을 어떻게 끌고 갈 건지, 민심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를 향한 민심이었는지.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 민심만 살아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반 이명박, 반 한나라당 민심을 살려 이어가기 위해서는 광장을 다시 열어 촛불을 이어가는 중요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정책의 문제점, 한나라당에 대한 전면적인 분석과 비리문제 등을 끄집어내어 밝혀내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한계와 문제점 등 실체를 정확히 보여주면서 국민 정서를 이끌어 내어야 합니다. 국민 정서는 비판과 드러냄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판과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감성의 정치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선언식이나 말꼬리 잡는 기존 방식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2009년 6월 10일, 6월 항쟁 기념일은 제 4체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분수령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나 기념행사를 잘 이어 살려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울러 기념을 위한 기념이 아니라 정당, 사회단체들이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연대할 것인가.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반수구보수언론, 반민주세력들의 비리와 부패문제, 잘못된 정책을 파고들고 퍼뜨려 민심을 이어나갈 대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6월입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죽음을 생각하기 전)에 잠시라도 6월 항쟁을 생각하셨을까? 궁금했습니다. 분명 생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찌 6월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대통령 후보 당시/2002년)이 부산 민주공원에서 6월 민주항쟁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권 변호사로, 투사 변호사로
거듭나게 하는, 노무현 대통령 일생에 가장 큰 분기점을 이룬 사건이었다. (사진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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