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도 모래성 나름이겠지만,
모래성은 강한 바람이나 밀려오는 물결에 형체가 금방 사라질 수 있지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들은
다들 하나 같이 크기와 속도를 자랑합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것의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 2009년 한 해가 끝나는 마당.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사라져가고
요란한 복음만 가득합니다.
그 복음은 만인의 행복이 아니라
소수의 행복을 위한 강요된 찬가입니다.
신문과 방송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이명박 대통령이 혁혁한 공을 세운 것처럼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47조 수주액이 몇 백조 원으로 둔갑하고 있지요.
바램이 큰면 좋을 일이지만,
마치 4대강 살리기 22조원은
껌 값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요. 상쇄효과도 노리는 것 같습니다.
착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강바닥을 파헤치고 울타리를 치는 토목공사입니다.
4대강 주변마다 골프장이 만들어 질 것이고
유흥시설과 관광시설이 자리 잡을 것이 뻔합니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돈으로 환산될 수 없지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말씀이 떠오릅니다.
“ 이때까지 추구한 게 의미가 없다면 소리 없이 버려야 한다.
10년을 쌓았건 20년을 쌓았건 그게 모래성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허물 줄도 알아야 한다, 집착(執着)이 병통(病痛)이다. “
정권의 집착이 정권의 경직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유연성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집착이라는 병이 더 넓고 깊게 한국사회를 물들일까 걱정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맞습니다. 단언 할 수 없지만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정부가 허물지 않고 강바닥을 파헤칠 때로 파헤쳐
모래성을 만들겠다면
결국 자연과 민심이 막아 낼 것입니다.
세상일은 언제가 순리대로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결국 권력의 모래성이 되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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