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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일기

무조림을 먹고 싶습니다

by 밥이야기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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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orean.bapsang


사는 동안 고등어 무조림을 즐겨 먹었다. 양념이 파고 든 고등어 속살 보다 무조림이 더 좋다. 어머님 특유의 조리법이었을까? 무조림이면 밥 한 공기는 뚝딱 순식간. 이루 표현할 수 없는 맛이었다. 가수 김창완이 부른 '어머니와 고등어', 소금절여 굽어낸 고등어도 입맛을 유혹한다.



생각해본다.무조림처럼 언론 독립이 제대로 시원하게 깊은 맛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입소문(구전)시대에서 텍스트가 대중화되었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으로 출판ㆍ책 혁명을 일으켰다. '책’을 뜻하는 그리스어 ‘비블로스’(biblos)는 바로 ‘파피루스’를 가리킨다. 혁명의 어울림. 굴절을 거쳐 세월이 지나갈수록 이미지와 결합되면서, 벽보, 소문, 낙서가 보편화 되었다. 20세기를 거쳐(정보통신체제), 21세기, 또 하나의 혁명 길이 열렸다. 인터넷이자 모바일. 운영체제가 바뀌면서 사람과 사물들의 형식적인 삶터가 바뀐 것이다.

스마트폰 인생이지만, 고등어와 결합된 무조림의 깊은 맛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비가 쏟아졌다. 무조림이 먹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