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방안 벽 긁을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한가해서. 명성황후를 떠올리면 일본이 생각나고, 일본을 생각하면, 화가 나지요. 과거사 다 잊어 버려야 하는데.
명성황후 역할을 소화 해 낸 배우들을 떠올리면 누가 생각이 나십니까?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명성왕후에서는 아역에 문근영 중간이 이미연 마지막이 최명길 순이었습니다. 이미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최명길로 교체되었지요. 연기파 최명길도 역할을 잘 소화해 내었지만, 조금 김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아마 기억한건데 이미연 씨가 다른 영화촬영 때문에 중도하차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드라마 명성황후는 2001년 5월에 방영되어 2002년 7월까지 이어간 롱런 드라마였습니다.
추석 대박을 꿈꾸는 “불꽃처럼 나비처럼” 그 당시 드라마 명성황후는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조수미 씨가 부른 OST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요. 드라마에서는 최명길 씨가 일본 낭인에게 시혜당하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미연이 죽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연의 눈빛이 등 뒤에서 살아 노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서늘하네요.
개봉되기 전부터 회제를 모으고 있는 ‘불꽃처럼 나비처럼’. 수애가 명성황후 민자영 역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순박 버전의 수애가 잘 소화해 낼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애는 이미 영화 ‘님의 먼곳에’처럼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요. 영화를 보기 전 부터 많은 그림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뮤지컬 명성황후도 떠올랐고.
뮤지컬 명성황후도 대단했지요. 초연 당시만 해도 12억을 투자했으니. 연극계의 대박이었지요. 초연을 연기했던 배우는 윤석화입니다.
▲1997년 8월 15일 뉴욕 링컨 센터에서 공연되어 대성황을 이루었던 뮤지컬 명성황후.
초연으로 출연한 윤석화는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보다가 졸지 않아야 하는데.
스토리 이야기하면 맥 빠지니 하지 않겠습니다. 명성황후라는 조선사의 지워지질 않을 인물만큼 영화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현란한 칼싸움, 사랑 그리고 비장미가 느껴지는 음악이 살아 있습니다. 사랑에 방점을 둔 칼싸움에
불꽃이 튀고, 사랑이 나비처럼 날아간 영화. 사랑이 살아있으면 영화는 흥행 가능성이 높지요, 대중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는.
영화 미술(컴퓨터 그래픽, 의상)도 뛰어난 편이었고, 굳이 평점을 내린다면 8점을 드리고 싶네요. 영화 해운대 팬들은 미안하겠지만, 점수를 더 드리고 싶네요. 해운대는 보다가 잠을 자는 바람에. 아무튼 오래간만에 끝까지 졸지 않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음악이 귀에 맴도네요.
드라마 연기와 영화 연기는 물론 다릅니다. 그렇지만 이미연, 최명길, 수애 중에서 민자영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해 낼 배우를 들라면 이미연을 손꼽고 싶습니다. 다 들 뛰어난 배우들인지라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그렇다면 이후 명성왕후 역할은 누가 나올까요? 문근영? 착한 문근영이 잘 소화해 낼이지 모르겠지만, 수애를 생각하면 문근영도 가능하겠지요. 다만 이미연, 최명길, 수애는 인상을 잘 지으면 째려보는 듯 한 날카로움이 있는데 문근영은 어떨지 너무 둥굴 눈이라서…….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열연한 이미연
드라마도 뮤지컬도 대박을 터뜨린 명성황후,
불꽃처럼 나비처럼. 기대만큼 흥행도 해운대처럼 대박을 터뜨릴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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