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밥

알맹이 없는 네이키드 뉴스와 정치쇼는 결국 망한다?

by 밥이야기 2009. 7. 31.
728x90

▲네이키드 뉴스가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중지했다. 대표와 사무실 집기는 사라지고, 채무만 남긴채



알몸만 있고 컨덴츠가 없는 뉴스

알몸 뉴스로 장안에 화제를 모았던 네이키드 뉴스가 한 달 만에 망했다. 홀라당 벗고 시작했지만, 하루아침에 사무실을 홀라 당 비웠다. 한 달 만에 유료회원 26 만 명, 일주일 방문자 100만 명 을 뽐냈던 알몸뉴스가 한 달 만에 알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하나를 대표로 꼽으라면 알몸의 앵커들만 있었고, 뉴스는 알몸처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용이 형식을 뒷받침 해 주지 않으니, 포르노보다 못한 껍데기만 남은 뉴스에 누가 오르가즘을 느끼겠는가. 네이키드 뉴스란 말은 “감출 것 없는 프로그램(The Program with Nothing to Hide)‘을 뜻한다. 슬로건처럼 뉴스의 내용이 제도권 뉴스와 다른 시각으로 시원하게 까발렸다면 성공할 수 도 있을 것인데, 안타깝다. 한국의 네이키드 뉴스의 최후를 지켜보면서, 매일 매일 벌어지고 있는 포르노쇼와 정치 쇼가 떠올랐다.

 
감출 것 없는 세상에 너무 감추어진 것이 많은 세상. 포르노는 불법이다. 삼척동자도 아시다시피 포르노 사진과 동영상은 온, 오프라인에 흘러넘치고 있다. 네이키드의 여성앵커들의 전라에 가까운 모습은 인터넷만 띄우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오히려 식상할 정도다. 성의 상품화는 우리의 일상을 알게 모르게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일시 단속에 걸린 사람만 재수 없는 사람이다. 문제는 제도권의 이중적 시각에 있다. 성에 대해서는 모든 윤리적 잣대를 들이밀고 촉각을 세우면서도, 현실의 세계는 성에 무방비 도시다. 초, 중, 고생 들이 마음만 먹으면, 아니 마음을 먹지 않아도, 포르노는 온라인 오락게임 접속 하듯 간단하게 볼 수 있다. 어른들이 더 서툴다. 말만 폐쇄지 무한대로 열린 개방이 바로 포르노. 성시장이다. 네이키드 뉴스가 허망하게 무너진 배경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  감각적이고 즉흥적인 말과 삼류 홍보만 외치는 정치쇼. 형식은 벗었지만 뉴스는 전혀 신선하지 않는, 국민 기만극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차피 무대는 관객이 외면하면 무너지게 되어있다.(사진출처:네이키드 홈페이지)



정치쇼와 미디어의 미래 

2009년 한국의 정치 쇼는 사실 싸구려 포르노보다 못하다. 포르노는 성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과 충동으로 잠시 희열을 준다. 그것도 잠시. 하루 종일 포르노를 보라면 다들 쓰러질 것이다. 우리시대 정치 쇼는 어떤가. 일식적인 쾌락도 없다. 나오는 게 욕이다. 스트레스만 잔뜩 준다. 감출 것 없이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쇼를 한다면 박수를 보낼 것이다. 깜박 쇼가 아니라 꿈을 주는 진정한 쇼는 찾아 볼 길 없고, 국민들을 속이려는 국민기만극만 연출되고 있다. 형식만 홀딱 벗지 말고, 마음을 열어야 내용에 감동한다. 그 감동은 오래가고 잔잔하게 긴 여운을 남긴다.

 

정치 쇼는 포르노처럼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 쇼는 사회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정치와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희망의 정치를 접고 절망의 정치를 계속한다면 네이키드 뉴스 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날이 올 것이다. 형식과 즉흥의 정치가 아니라 컨덴츠가 살아있는 정치 쇼를 보고 싶다. 쇼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네이키드 뉴스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미디어법 통과로 통신, 방송, 신문의 장벽이 무너져 대기업과 일부 언론의 방송참여로 종합방송채널이 늘어남으로써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된다. 볼거리가 많이 만들어짐으로써 방송의 질이 높아 질 것이라고 정부에서는 이야기한다. 과연 그럴까? 부정적인 시각으로써 바라만 본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사실 사람들은 무거운 주제보다 가벼운 주제를 선호한다. 재미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욕구 채워주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선정적이고 오락에 치중한 방송들이 채워질 것이다. 알맹이 없는 네이키드 뉴스처럼. 일자리창출(대부분 비정규직)은 둘째 치고 사람들에게 부채만 남기고 사라질 채널들이 미리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