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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카이스트 100% 영어강의, 국가 수치다

by 밥이야기 201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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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네번째 카이스트 학생 자살 소식이 여론쟁점화된 이후, 천재과학자로 불렸던 전도유망했던 카이스트 교수도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카이스트 천재들의 자살도미노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언론은 앞다투어 자살에 이르게 한 배경을 다루고 있다. 비슷비슷, 도토리 키재기 기사들이 연일 쏟아진다. 학생들은 추모 촛불을 들었고, 한 교수(한상근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영어로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학교를 인간미 없는 무한경쟁체제로 몰고 간, 서남표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돈다. 징벌적(차별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 강의 수업 또한 학생들을 벼랑 끝에 몰고 간 이유라며 비판의 소리도 쏟아진다. 카이스트 구성원(총장, 교수,학생,학부모 등)이 대화로 지금의 사태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카이스트 구성원의 자살 사건을 사태로 만든 이유를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 대학 문화(교육 환경)에서 찾는 것도 필요하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쏟아지는 인터뷰 신청을 거절하고, 작금의 사태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 네번째 학생을 자살로 잃자 더 이상 어떠한 말도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아, 한동안 트위터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어찌 서남표총장님 혼자만의 책임이겠습니까? 교수로서 깊이 책임을 통감하고 송그스런 마음뿐입니다.

2. 언론과의 인터뷰에 전혀 응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면목없고 염치없어 인터뷰를 할 엄두가 나지않았습니다. 인터뷰거절의 통화마저 녹음해 방송에 내보내는 MBC시사매거진2580의 부도덕함에 치가 떨립니다만, 애정어린 기사들은 뼈아프게 읽었습니다.

3.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경쟁과 협력, 기존 지식의 습득과 그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무엇이든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않는 열정과 세상에 대한 연민입니다. 일견 모순돼 보이지만, 모두 소중합니다. 쉽지않기에 고민하면 가르쳐야 합니다.

4. 저는 비상대책위원회 일원으로 KAIST가 국민의 기대 이상으로 획기적인 "창의적인 교육방안 호기심/열정으로 가득찬움으 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하려합니다. 애정어린 눈으로 기다려주세요, 카이스트는 우리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출처: 정재승 트위터



" 카이스트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 ". 그렇기에 이번 카이스트 사태는 카이스트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시민, 사회지도층, 여론선도층 인사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살에 이르게 한 배경은 복합적 산물이겠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유(결정적 이유)를 찾아, 개선할 것이 있다면 바꾸어야한다. 징벌적 등록금제와 영어 100% 수업만은 지양되어야 한다. 서남표 총장은 자신의 경험과 외국 명문대의 자살 비율과 단순비교해서,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해서는 안 된다. 


카이스트 한상근 교수의 우리말 강의 선언이 있자 한 동료교수는  "한국의 대표 대학인 KAIST에서 자기나라 말이 아닌 영어로 100% 학문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그 국가의 수치(연합뉴스 보도 인용)"라고 말했다고 한다. 영어 강의는 잇점이 많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100% 영어 강의는 소통과 깊이 있는 학문 습득을 가로막는 요소가 많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원어민 출신의 교수가 아니 이상,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줄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로 강의를 주고 받는 것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되어야한다. 외국어 공부의 전제는 배우고자 하는 나라의 문화에 대한 깊이가 있어야 한다. 영어를 공용어로 만들자는 복거일이 떠오른다. 영미권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의 국민들 대부분은 영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왜 그들은 가난할까? 삶은 팍팍할까? 


카이스트에 입학한 학생들의 수준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학 영재라고 불린다. 이들이 지나친 경쟁과 학점 높이기에 매달려 '베스트 중의 베스트, 베스트 만들기'만을 쫓는다면, 베스트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영재가 아닌가? 이들이 다른 대학에 가면 베스트가 될 수도 있다. 카이스트의 베스트 학생과 교수가 한국 과학계와 세계 과학계를 선도할 인물이 된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학교 성적이 좋지않더라도, 과학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어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박사 학위도 받지 않았지만, 영어도 못하지만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나왔다. 한국은 어떤가? 베스트를 위해 서바이벌 경쟁만 존재한다면 한국 기술과학의 현실은 암담해 질 수 밖에 없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를 계기로 ' 한국 사회 교육 현주소'를 함께 들여다 보아야한다. 카이스트 대학생들만 자살하는 현실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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