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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검찰총장 촌지와 마광수의 돌아온 사라

by 밥이야기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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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찰총장이 뿌린 업무활동비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열린 '검사장 워크숍'에서,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일인당 2~3백 만 원이 담긴 돈봉투를 뿌렸다고 한다. 회의가 끝난 다음 회식자리 이후도 아니고, 회의가 열리기 전 돈봉투를 건네 주었다. 합계 9800만 원. 검찰총장이 쓸 수 있는 이른바 묻지마 판공비는 일년에 198억 원. 영수증 처리도 필요없다. 검찰에서는 문제될 것 없다며, 묻지 말아달라 말한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검찰답게 역할을 잘했다면, 묻지마 봉투는 빛나는 격려금이 될 수 있다. 과연 그런가. 검찰이 진정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있는가. 김 총장은 2009년 11월에도 기자들과 가진 회식자리에서 뽑기 행사를 통해 돈봉투를 뿌렸다. 재미로 했단다. 검찰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검찰총장이 뿌린 돈은 사기진작도 아니요 격려차원도 아니다. 국회에서 마련된 검찰개혁안에 대한 조직적 힘(반대 목소리)을 모아내기 위한 무마책에 가깝다. 개혁의 대상이 된 검찰이 지금 업무활동비 뿌릴 때인가?


2. 마광수와 한국 엄숙주의 현주소

'즐거운 사라'로 홍역을 치렀던 마광수 교수(연세대 국문과)가 소설 '돌아온 사라'를 낸다고 한다. 마 교수는 한겨레신문과 가진 인터뷰기사가 흥미롭다. 기자가 '우리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지나친 엄숙주의인 건 맞다. 왜 그렇다고 보나?',라고 묻자
" 종교 영향이 가장 큰 것 같아.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대통령도 무릎 꿇리는 나라잖아? 종교, 특히 기독교가 지배이데올로기가 되면서 섹스는 절내 낮의 담론이 되면 안 돼. 그러니 낮에는 교수, 밤에는 야수 허허." 마 교수를 떠올릴 때마다 '성'이 아니라,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먼저 떠오른다. 즐거운 사라가 소설이냐 외설이냐, 판단은 독자의 몫. 권위와 사법의 잣대로 창작의 문에 족쇄를 달 수 있는가. 소설보다 현실속 성의 담론이 더 문제다. 겉으로는 엄숙주의와 권위를 내세우지만, 그동안 한국 사회 지도층 인사가 보여준 밤의 야수를 국민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떡을 좋아하는 떡검찰에게 묻고 싶다. 검찰총장이 뿌린 돈봉투도 룸싸롱에서 대접받고 건네 받은 돈봉투도 다 업무활동비?



3. 한국사회의 삼합

홍어, 막걸리, 묵은지 트리오는 한국을 대표하는 삼합 요리다. 전남 장흥 삼합은 질좋은 쇠고기, 키조개, 버섯이다. 맛의 트라이 앵글. 그렇다면 한국 엄숙주의를 표방하는 권력 삼합은 무엇일까? 돈, 술, 여자일까?  진중권은 마 교수의 '돌아온 사라' 출판 소식을 듣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트윗)을 남겼다.
" 하여튼 성에 관해서 책 좀 썼다고 잡아가두는 건 정말 폭력이죠. 법복 입은 도덕 깡패들... 아직도 많나요? 판사 뽑을 때 제발 교양 교육 좀....".  흔히 사법연수원을 마친 판검사, 변호사들이 가장 법을 잘 안다고 한다. 달달 외운 법조문 10년차, 20년차 법조인에 비해 머리 회전력과 기억력이 빠를 수 밖에. 하지만 법을 통한 정의 실현, 대쪽같은 법조인에 대한 기대와 지향은, 시나브로 바뀐다. 그 이유인즉 한국 사회 심층부에 여저히 도사리고 있는 권위주의와 엄숙주의, 학연연고주의때문이다. 희망의 삼합은 없는 것일까? 정의, 공정, 투명. 한국은 부정부패척결과 사법개혁, 정치개혁이 아직 필요하다. 


맺는말

마광수는 즐거운 사라는 창작물이다. 현실의 엄숙주의가 밤에 보여주고 있는 즐겁지 않은 사라는? 시골의사 박경철은 '
오늘 라디오 청취자 사연과, 공항에 앉아 지난 기사를 보다가 드는 의문... 서울대 모 교수가 배우와 술자리를 가졌는데.. 왜 교수는 A 씨로, 배우는 실명과 사진까지 등장하는 걸까요... 인격권에도 차별이 있는것은 아닐텐데요...' 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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