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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영화는 누가 '컨트롤러' 하고 있나?

by 밥이야기 201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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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SF 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필립 K. 딕(Phllip K. Dick)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컨트롤러(Controller)가 개봉되었 다. 영화 보기에 앞서 관련 정보를 포털사이트를 통해 살펴본다. 통과의례가 된 지 오래다. 맷 더이먼 광팬은 이유 불문하고 보겠지만, '어떤 영화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영화정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포털 영화 평점은 믿을만 한가? 누구나 영화를 보기 전에 살펴보고, 뒤짚어 살펴보지만 영화평점은 영화선택에 필수코스가 되었다. 믿건 믿지 않건 예비 관람자(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


알면서 속는다는 말이 있지만, 속을 때가 많다. 알려지다시피 포털 영화평점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의도적이다. 컨트롤러는 관리자, 회계를 담당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화평점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을까? 토요일 아침, 필립 K.딕 이름에 이끌려 컨트롤러를 보려고 집을 나섰다. 문을 열기 전에 포털 문을 열고 영화 컨트롤러에 대한 사전 정보를 포털사이트 영화 정보를 통해 살펴보았다. 평점은 대부분 6점대다. 8점대의 영화 '언노운'을 코 골면서 보아서인지 평점을 믿을 수 없었지만, 왠지 찜찜하다. 컨트롤러를 찜했지만, 찜찜한 이유다.


필립 K.딕은 SF 영화의 길을 열었다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가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도 처음 개봉되었을 때 평가는 극단을 달렸다. 하지만 시나브로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는 재조명되었고, SF 영화 감독의 마중물되었다. 그렇기에 컨트롤러는 영화 평점을 넘어 토요일 아침 영화 선택 종결자가 되었다. 영화관에서 표를 끊고, 예의 팝콘과 콜라 함께 세트 메뉴를 받아들고 텅빈 영화관 좌석에 앉았다. 영화관을 채우고 있는 관객은 10여명. 영화가 상영되기 몇 초 전에 초등학생 4명이 깔깔거리며 텅빈 구석을 메운다. 이들은 누구에게 컨트롤러 당했을까? 동지를 만난 것 처럼 기뻤다. 재잘재잘 몇 편의 광고가 지나고 영화 컨트롤러는 시작되었다.


팝콘을 씹어 삼켰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지극히 주관적이다.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제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다. 누가 뭐라한들, 자신이 재미있으면 장땡아닌가? 영화 컨트롤러는 세상 모든 것을 통제하는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다. 이미 인간의 삶은 시나리오처럼 각색되어있다. 극본을 달리해 살면 컨트롤러에게 제지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 못한다.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상원의원에 이어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이 아니라 종결된 인간 의지.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컨트롤러를 굴복 시켜 인간 자유 의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끝났다. 영화평점에 대한 나의 선택에 잠시 뿌듯했다. 팝콘은 남았다. 항상 그렇다. 뚜껑도 없다. 집에 가져 가기에는 너무 표난다. 남은 팝콘과 영화평점을 분리수거함에 함께 버렸다. 영화를 선택해서 볼 때 컨트롤러에게 지배당하지 말자. 영화 선택 자유 의지. 선택과 평가는 나의 몫. 광고카피와 달콤한 평론에 속지말자. 자신이 선택해서 속았다면, 자신을 돌아보게 하지만. 컨트롤러에게 속아 영화를 보고 욕하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영화뿐만 아니다. 현실의 여론조사나, 왜곡된 뉴스에 속지말자. 컨트롤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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