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밥/영화

김기덕 '아리랑'은 '쿨'한가?

by 밥이야기 2011. 5. 15.
728x90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아리랑'이 칸 영화제(비경쟁 부문)에서 선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아리랑에 최고의 작가영화라고 평가했다고 한다.자신의 지난 삶의 궤적을 담은 다큐멘터리 방식의 영화 아리랑을 보지 못해, 이러쿵 저렁쿵 이야기를 풀어 놓고 싶지 않다. 한국 언론에 소개된 김기덕 아리랑에 대한 기사는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1.장훈 감독의 배신 2. 악역에 대해  3. 한국 문화를 비판한 영화를 연출해서 외국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니, 정부에서 상(훈장)을 주더라. 이들은 과연 영화를 보고 상을 준것일까. 


장훈 감독은 김 감독 사단(?)의 조감독 출신이다. 김 감독도 잘 알겠지만, 한국 영화계의 도제적 관계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장훈 감독이 배신을 했는지, 결국 풀어야 할 대상은 김 감독이다. 언제까지 김 감독 밑에서 이 풍진 세월을 이겨내랴. 김 감독은 프랑스에서 그림을 그렸고, 충무로에서 도제적 방식으로 연출공부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의 영혼은 자유분망해 보인다. 하지만 장훈 감독이 기회주위자였다고 말하기 전에 둘이서 풀어라. 악역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김 감독은 " 악역을 통해서 자위하는 거잖아. 너희는 가슴 안에 있는 성질을 그대로 표현하며 되는 거 잖아... 내면이 그만큼 약하다는 거야"라고 말했다. 내면이 강하다면 굳이 감독을 하고 영화 배우를 할 필요가 있을까? 김 감독 역시 내면이 불안정하기에 영화를 통해 자위를 하지 않았는가? 


배우에게 악역의 표현을 돌리는 것은 너무 감독적 시각이다. 김 감독이 지적한 해외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니 인정이라도 해주듯 상을 주더라, 는 현상은 맞는 말이다. 나는 김 감독의 실험적인 영화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김 감독이 연출한 영화 모두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듯 세상을 보는 시각과 영화를 보는 관점은 저마다 다르다. 김기덕이 바로보는 '아리랑'의 세계를 나는 잘 모른다. 감독은 영화로 말한다고 하지만, 왜 애둘러 영화를 통해 지난 속내를 들어냈을까? 실험적인 발언을 하고 싶어서일까? 마치 김 감독의 발언이 나무만 비판하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까 걱정이다. 장훈 감독의 답변도 듣고 싶다. 정말 기회주의자인가? 배신의 계절을 썼는가? 김 감독의 발언을 전적으로 믿어야 되는 걸까? 아이러니다. 영화를 보지 않고 해외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훈장을 주는 정부처럼, 김 감독의 발언도 아리러니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일까?


김 감독은 만드는 영화마다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어떤 평론가는 김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작가 영화주의를 좋아한다. 하지만 모두가 작가 지상주의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김 감독이 겪어왔던 지난 날의 상처와 풍경이, 독백으로만 그치지말기를 바란다. 물론 자유다. 김 감독이 발언한 내용은 영화 속이건 바깥이건, 이미 독백을 넘어 항의에 가깝다. 그렇다면 단언하지는 말자.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자살하는 아리랑처럼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