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무상콤플렉스에 걸린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정부를 보면 무념무상에 빠진다. 이들은 '무상'하면 무상계급과 사회주의만 떠올리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27) '녹색성장위원회' 새해 업무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 요즘 유행대로 ' 전기 무상화 '하자고 할까봐 겁난다"고 엄포를 놓았다. 무상은 공짜가 아니다. 무상이라는 단어에 함몰되면, 무상병에 걸린다. 무상의 핵심은 세금이다. 돈 많이 버는 기업과 개인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사회가 균형잡히게 만들기 위한 방편이다. 많이 번 만큼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 체계를 조금 더 인간스럽게 만들어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다. 전기 요금을 무상화 할까봐 겁난다, 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야말로 세상물정 모르는 이야기다.
전기를 아껴쓰는 것과 전기 요금은 별개의 문제다. OECD 평균에 비해 한국 전기료가 싸다는 것은 단편적 비교다. 전기료 인상이 되면 기업보다 일반개인에게 영향이 크다. 왜냐면 개인에게는 전기료도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적용된 기준을 넘어 전기를 많이 쓰면 그만큼 전기료 부담이 커진다. 배에 가깝게 내야 한다.하지만 산업용 전기는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전기료 인상에 부담을 가지는 사람들은 바로 서민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꼬아 전기 무상화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기업들의 전기 요금을 지적하는 것이 맞다. 서민들은 전기료 무상화 할까봐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료 인상할까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파트 3인가족 기준으로 겨울철에는 10만원 가까이 전기요금이 나온다. 물론 전기를 아껴 쓰는 세대는 더 적게 나올 것이다. 몇 만원이 별 것 아닌 것 같을 줄 몰라도 서민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행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서민경제를 줄 곧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무상이 아니라 의무, 무상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 누려야 할 노동의 대가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 배추값 폭등 때도 큰 가격 차이 없는 양배추 먹자고 말할 정도였으니 할 말 없다. 홍익대에서 해고된 청소부 아주머니는 하루 식대로 300원을 받았다. 혹시 300원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다. 기업도 중요하지만 기업을 이루는 많은 노동자들의 헌신과 노동의 대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왜 그들이 투쟁이라는 글이 아로새겨진 깃발과 머리띠를 동여매는지 깨달아야 한다. 자신들의 쓰는 전기비가 얼마인줄도 아는가, 몇 만원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아는가? 청와대 앉아서 국민 세금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알 턱 없다. 친기업프랜들리 이명박 대통령 이번 설에는 어떤 거짓 눈물을 흘릴까? 녹색성장을 이야기 하기 전에 서민들이 녹색 삶을 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지 밑바닥을 보시라. 4대강 밑바닥을 모르듯이, 세상물정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 그들만의 리그에서 딴목소리만 내는 딴나라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은 골병들었다.
MB 생각, "전기료 무상화할까 겁난다." 이 분, 대통령 딴 나라에서 하나 봐요. 제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니...원 국민 생각, "전기료 인상할까봐 겁난다."(진중권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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