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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자율형 사립고 미달사태와 4대강 자전거도로

by 밥이야기 201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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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사립고 미달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국 교육정책은 권력의 입 바람에 따라 돌아가는 바람개비 교육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조선일보마저 <자율고 추가모집도 미달… '엘리트 교육(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의 상징)' 흔들>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꼬았다. 자율고 1차 모집에서 12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반이 넘는 숫자다. 추가모집에도 역시 9개 학교가 정원 미달.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부 내년도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10년을 내다보고 교육정책을 만들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율고가 이런 상황에 처했나? 물론 정책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는 없다. 기다릴 줄 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자율고는 이미 출범 때부터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던 정책이었다. 학비도 일반 학교에 비해 3배가량 비싸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마저 주지 못하니 어느 학부모인들 흔쾌히 결정하겠는가.





*이미지출처:조선일보  

 

결국 자율형 사립고는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자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정책이 문제가 되면, 학부모나 학교 당국에 돌리는 무산 안일 교육정책이 만들어 낸 예견된 결과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 각계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정말 10년 대계를 내다보고 정책을 만들었는가. 아니질 않는가. 교육정책에는 좌, 우와 보수, 진보가 필요 없다.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대립적 관점이나, 속전속결 진행방식 때문이다. 교육개혁을 이야기 할 때 핀란드 교육개혁을 예로 많이 든다. 한국 실정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핀란드의 교육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것을 정부나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교육개혁을 달성 한 것이 아니다.

 

교육정책도 건설 공기 맟추기 인가?


자율고가 생긴다고,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안이한 시각이 결국 학부모나 학생, 학교마저 힘들게 만들었다. 하드웨어적 발상 때문이다. 자율고를 만들기 전에 과연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허들판에 자전거 도로만 잔뜩 만들어 놓고, 자전거 타로 오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4대강 인근까지 가서 누가 자전거를 많이 타겠는가, 일상의 삶 속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결국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나 교육정책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문제가 생기면 십년대계, 백년대계를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교육 포퓰리즘 정책에만 올인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이명박 정부는 포퓰리즘을 좌파의 산물처럼 이야기 한다. 얼마나 억지인가. 자율고는 오히려 경쟁을 자극시키지도, 사교육을 잡는 것도, 특성화시키지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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