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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결식아동은 굶기고, 치킨 타령하는 대통령

by 밥이야기 201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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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로 통과된 2011년 예산에서,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금 항목 자체가 아예 빠졌다. 방학 때는 뛰지 말고 놀지 말고 공부하지 말고 굶으라는 지상명령인가. 날치기 예산은 덜 튀겨진 예산 같다. 배탈 날 것 같다. 그래서 역겹다. 서민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매년 결식아동 예산은 깎였다. 정부는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예산으로 2009년 541억원, 2010년 285억원을 편성했다. 벌써부터 지차체에서는 원성이 높다. 결국 방학 중에 굶거나 질 낮은 급식을 아이들이 먹을 수밖에 없다.

 
과연 정상적인 정부인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2주일에 한 번 치킨을 시켜먹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치킨 값이 비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통큰 치킨 논란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도 중요하다는 것. 누구인들 싸고 양질의 치킨을 먹고 싶지 않겠는가. 통큰 치킨은 치킨으로 국한해서 볼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대형마트의 관행을 꼬집은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내리면 싫어할 사람 없다. 하지만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한가하게 치킨 타령할 때인가. 방학 중 끼니를 굶는 학생들이, 치킨 먹을 겨를 있겠는가. 세 끼 밥을 잘 챙겨 먹어야지 치킨도 맛있다. 빈 속에 치킨만 먹으면 병난다. 굶어 보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왜 100만이 넘는 결식아동을 외면하는가. 한 민간 모금단체에서는 <결식아동 제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죽했으면 시작했을까. 취지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4대강 예산,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은 두둑히 채우고 최소한 국가가 해야 할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금을 제로화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될 수 없다. 민간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소설가 김훈은 ‘책임질 수 없는 책임’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표현했다. 가슴을 저미게 하는 글이다. “돌멩이라도 소화시켜내는 청소년 시절에 점심을 못 먹는 고통은 죽음과 흡사할 것이다. 배가 고프면 청운의 꿈이고 ‘Boys, be Ambitious'고 뭐고가 없는 것이다. 성립되지가 않는다. 배가 고파서 눈앞이 노란 아이들을 붙잡고 무슨 교육이 가능할 것인가. 이런 아이들이 학교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갑자기 무더기로 점심을 굶고 곯아야 하는 사태가 과연 누구의 책임이냐! (중략) 배가 고파서 쩔쩔매는 아이들 앞에서 이 사회는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져봐야 목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고, 책임 지워지지 않는 굶주림은 계속 될 터이다. ”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된 나라 곳간에는 쌀이 넘쳐난다. 보관비만 엄청나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쌀 막걸리나 쌀로 만든 식품, 짐승 사료다. 북한도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OECD 회원국인 남한의 어린 아이들을 굶겨서야 되겠는가. 묵을 때로 묵어가는 곳간 쌀이라도 풀어라. 그러면서 어떻게 교육개혁이 이루어지겠는가. 결식아동을 굶기는 것은 만행이다. 야만의 시대다. 청와대 예산을 반 이하 싹 둑 절감해서 지원하기 바란다. 한국 교육 칭찬하는 오바마에게 편지 쓰고 싶다. 아이들 굶기는 교육시스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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