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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김주하 앵커, 정말 '무뇌'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나?

by 밥이야기 201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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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앵커가 트위터에서 자신을 ‘무뇌’에 비유한 트위터 사용자(트위터리안)에게 법적 대응을 언급하자, 이른바 논쟁 아닌 ‘무뇌 논쟁’이 잠시 뜨거워졌다. 지금까지 양비론이 우세하다. ‘무뇌’라는 표현을 쓴 사람도 문제지만, 그걸 이유로 법적대응까지 거론한 김 앵커도 문제라는 것. 필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법적 대응보다 우선 '무뇌'라는 표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뇌라는 소리를 들으면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뇌가 없다는 말은 생각이 없다는 말. 수치스러운 말이다. 한 때 가수 문희준은 누리꾼으로부터 ‘무뇌충’이라는 말을 들었다. 뇌가 없는 벌레. 그런데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뇌’ 이야기 하면 진중권씨를 빼놓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무뇌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무뇌라고 말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법적대응을 하지 않았다. 인정한 걸까?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 걸까. 다시 말해 ‘무뇌’라는 표현은 개인에게 모욕감을 주는 언어지만, 사람에게 대리만족을 시킨다.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있기 때문. 받아들이는 쪽도 마찬가지다. 흥분해서 대응하거나, 무뇌 발언한 사람을 무뇌아로 간주하고 무시해버리는 것. 악플에 가깝기 때문이다.

 
뇌가 없다는 것은 사실 몸은 살아있지만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식물인간인 셈이다. 어쩌면 언어 중에 잘못 쓰면 가장 좋지 않은 말 이 될 수 있다. 김주하 앵커에게 무뇌라고 말한 사람은 김주하 앵커가 트위터에서 자주 쓰는 말을 언급하면서 무뇌라고 지칭했다.


 


  ▲ 김주하 앵커를 지칭하면 한 트위터 사용자가 쓴 글(팔로워 숫자가 5만이 넘는다)



특정 표현을 반복했다고 무뇌라는 불린다면, 이 세상에는 무뇌인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문학적 표현이나, 비평 언어 중에 쓴 무뇌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각 좀하고 살아라, 행동만 앞서고 머리는 전혀 쓰지 않는 사람 같다, 정부에는 뇌가 없는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과거 권위 시대의 답습을 그냥 따라하며, 아메마처럼 흐느적 거리고만 있다. 등 등. 만약 김주하 앵커가 어떤 사건이나 특정 사안에 대해 발언한 내용을 비판하면 비틀어 꼬아 표현했다면 조금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빼꼼'과 '졸리신 분 손' 표현을 많이 썼다고 무뇌라는 표현을 듣기에는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트위터에서 매 시간을 반복해서 시계보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트위터리안인 무뇌인가?

 
살아 활동하고 있는 사람에게 무뇌라는 표현을 쓸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언어가 칼보다 무서울 때가 있지 않는가. 이명박 정부를 무뇌정부라고 말할 때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르다. 포괄적이다. 들은 쪽도 집단 소송을 해야 하는데 쉽겠는가. 소송에 들어가면 제기하는 쪽에 따라서 정말 뇌가 있는가 없는가 검사도 받아야 한다. 농담이다.


풍자야 놀자, 라고 한다면 쓰는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욕설에 불과하다. 물론 개인이 욕을 하는 것에 대해 제지할 방법은 없다. 욕도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트윗을 구독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개인의 인격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트위터가 소셜네트워킹이라면 미디어라고 분류하고 싶다면, 개인에 대한 무뇌 발언 표현은 심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무뇌아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법적 대응 논란은 그 다음 문제다. 무뇌들끼리 법적싸움이 가능한가?

 


 ▲ 김주하 앵커 트윗(팔로워 13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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