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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이건희 씨는 어느 왕국의 회장인가요?

by 밥이야기 2010.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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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프레시안 이상엽

 

이건희 삼성 전자 회장 복귀. 한국 재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성을 삼성공화국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 표현에 반대합니다. 삼성은 이병철, 이건희로 이어지는 개인의 왕국입니다. 삼성공화국을 만든 세력은 금권과 야합한 정치권이며, 먹이사슬에 묶여 종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한국 기업의 구조입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복귀의 변에서 속도를 이야기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말입니다. 속도가 아니라 진정성을 이야기 했어야지요. 삼성이라는 기업을 상징하는 단어를 떠올리면 딱히 없습니다. 반도체, 무노조, 족벌경영, 편법탈세... 광고 수익이 95% 가 넘는 구글의 사명은 차라리 솔직하고 미래 지향적입니다. ‘ 전 세계의 정보를 조직하여 누구나 접속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필자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도 문제지만, 과연 삼성을 변화시키는데 이건희 회장이 필요한 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말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복귀의 변을 통해서 삼성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이야기 했어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최근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본다."라고 발언했습니다. 맞습니다. 독도문제, 기타 여러 가지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일본을 싫어하는 마음이 어느 한구석 도사리고 있지만, 일본한테 배울 것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기업한테 배울 것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잘 나가다가 제품 결함 리콜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는 도요타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본의 경제와 기업은 어쩌면 배울 것도 있겠지만 반면교사 삼을 사례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불만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성향으로 볼 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차 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이 경제적 토양을 다지고 일어서는 대는 한국전쟁이 한 몫 거들었지요. 일본의 정치는 금권정치입니다. 아주 보수적이지요. 오죽하면 하토야마 총리가 보수 강경파에 밀려 독도는 우리 땅(기존 독도관 유지)이라고 발언하겠습니다. 일본 역시 글로벌을 너무 외치는 바람에 경제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변화하고 눈을 돌리려면 일본을 넘어 보다 진취적이고 사회를 위해 기여하면서 성장하는 국가의 기업을 모델로 삼아야 하지요. 삼성이 아이폰 국내 출시로 지켜보지 않았습니까? 삼성이 내세우는 디자인이나 모토 중에 좋은 내용이 많지만 아직 형식에 치우쳐있습니다. 아이폰의 핵심 전략이 무엇입니까? 그것을 간파했다면 속도나 일본 발언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는 ‘“ ’새것‘에 흥미를 보이는 태도는 경제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그 기초에는 ’~다움‘이나 ’불변‘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다움 삼성다움 한국만의 삼성만의 불변은 내부의 변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조직이나 관행은 디자인하지 않고, 제품만 디자인하면 안 되지요.

 

이건희 회장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31일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박지연 씨를 기억해야 합니다. 박지연 씨뿐만 아니라 백혈병에 걸린 다른 직원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저는 삼성이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스치는 바람 한줄기에 무너지거나 구체성 없는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반대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관행이 답습되고, 삼성만의 제일주의를 외치면서 노동자들을 일과 놀이에서 소외시키는 삼성문화는 몰락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희 회장 스스로가 무언가를 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한국에 스티븐 잡스나 빌게이츠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하루 아침에 뚝딱 탄생되는 제품들이 아니질 않습니까. 똑똑한 인재를 등용해서 삼성형 인재를 만드는 것 보다, 길게 보고 한국에 상상력 넘치는 사람들이 기지개를 펼 수 있도록 마지막 인생을 살아 보십시오. 이명박 정부와 같이 삽질하지 마시고, 새로운 왕국을 꿈꾸지 마십시오. 동물 세계로 들어가 동물의 왕국을 세우시겠다면, 인정해 드릴께요. 동물의 세계가 약육강식이라고 하지만, 회장 노릇 하기에는 애당초 힘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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