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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변희재의 ‘화려한 휴가와 선덕여왕’ 감상법

by 밥이야기 200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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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뉴스 대표 변희재가 <'화려한 휴가'의 역사왜곡, 정치와 상술에 이용 - '선덕여왕'과 '화려한 휴가'는 동일 작가의 작품, 동일 수법> 이라는 글을 썼다.

 고맙게도 본문을 읽지 않고 글제목만 읽어도 이해가 될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이 변희재의 글은 긴데 주장은 간결, 한결 같다. 진보좌파 때리기다. 편 가르기 논조다. ‘화려한 휴가’는 800만 명이 넘게 본 광주 5·18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다. 선덕여왕은 지금 가장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MBC 간판 드라마. ‘선덕여왕’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다. 선덕여왕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세상 읽기와 쓰기를 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선덕여왕’은 국민사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것 같다.

 
변희재는 왜 영화와 드라마를 싸잡아 비판 했을까?

 ‘화려한 휴가’에 대한 변희재의 불만은 다음과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교조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줄서기로 영화를 보았다는 것. 애초 15세 관람가 였는데 12세 관람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변희재는 ‘화려한 휴가’를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정말 잔인한 영화를 보지 않았는가 보다. 영화보다 5월 광주는 더 처참했다. 그다음이 이 영화를 제작했던 기획시대다. 기획시대는 당시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은 동생인 유인택 씨가 대표다. 이른바 실세 의혹설이다. 그 다음이 ‘호남 사투리’다. 영화에 등장한 배우들이 호남 사투리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 사례를 들면 강조한다. 종합정리하면 대중성을 지향함으로써 광주의 진실이 가려졌다는 것이다.

 

평가는 자유다. 하지만 억지 측면이 너무 많다. ‘화려한 휴가’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를 하되 제작진과 감독의 시각에 따라 사실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허구다. 대중영화다. 변희재는 대중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작품성과 흥행이다. 작품성이 담보된다면 더 좋은 영화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리고 변희재가 광주의 진실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논리를 펴는 실증적인 구체성도 없다. 유인택은 1995년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로 만들었다. 국민 모금이라는 방식으로. 이미 제작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초청받아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국내 네티즌의 평가도 9점대를 넘는다. 변희재의 논리는 우물 안 개구리다. 넓게 보지 못하고 좌우 밖에 보지 못하고 있다. 위도 있는데.

 

그 다음은 시청률 40%를 구가하는 선덕여왕. 변희재는 ‘선덕여왕’이 화려한 휴가가 그랬듯이 ‘역사를 훼손하면서 대중성을 정치권력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화려한 휴가와 선덕여왕 대본을 쓴 작가(박상연)가 동일 인물 또한 예사로운 일’이 아니 다고 우려했다. 웃음이 나왔다. 예사롭지 않은 변희재의 시각에 다시 한 번. 이런 편협한 시각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변희재는 현대물과 역사물, 영화와 드라마의 환경을 전혀 모르고 있다. 내용적으로 비판할 부분이 있으면 구체적인 예를 들어 비판하지 않는 걸까?

모든 사극이 그렇듯이 정사에 기초해서 쓰되 상상력이 결합 될 수밖에 없다. 사료가 없는 내용을 구전에 의해 쓴 작품들도 얼마나 많은가. 사극은 작가와 연출진의 시각이 담기는 것은 당연하다. 세상에 누가 영화나 드라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겠는가? 그리고 선덕여왕의 극본작가는 두 명이다. 분명히 하자. 선덕여왕은 인기 못지않게 패러디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덕여왕을 빗대어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라면 그들과 같이 구체적으로 글을 써라, 자신이 없다면 쉽게 말하지 말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변희재의 글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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