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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홍석천은 우리시대 강심장일까?

by 밥이야기 2009.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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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에서 홍석천이 7년 동안 강심장에 묵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강심장 시청자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여러 글들이 올라와 있다. 홍석천을 보면 '커밍아웃‘과 ’게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가 보다.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 동성연애자들은 마이너리티다. ’나는 동성연애자“라고 말한 강심장 때문인지 월드컵 술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포르투갈 주전 선수들과 함께 술을 마신 홍석천. 지금 이 소식을 포르투갈 축구팬이나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감독이 들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자못 궁금하다. 설마 4명이 술을 마셔서 한국에 졌을까? 서양인들이야 기본 체격이 있고, 속이 기름져 그 정도 술이며 다음 날 벌어진 한국과의 축구경기에 지장 없을 것 같다. 무리하게 마신 탓을 묻는다면 홍석천이 아니라 포르투갈 선수 다. 축구 4강의 신화가 깨졌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러면 4강까지 상대한 국가의 선수들이 다 술 마신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애국심까지 이야기 하는 분들이 있는데, 애국심이 아니라 호기심과 장난 끼 아닐까?

 




입장 바꾸어 생각해보자.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사인도 받지 않았을 것 같다. 술 먹여 축구시합에 지장주자는 상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아니다. 그래서 홍석천은 분명 강심장이다. 호텔방에 가서까지 아침 동이 터오를 때까지 함께 술을 마셨으니. 언어 소통도 잘 되지 않았을 터인데, 대단하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이 골을 넣을 때 함께 술을 마셨던 주전 4명이 공교롭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면. 이날 박지성이 넣은 골은 이들이 잘 못해서가 아니라 박지성의 골집중력과 순발력 때문이다고 보고 싶다.

 
애주가라면 포르투갈 선수와 술을 마시는 기회가 만약 있었다면, 술 엄청 먹여 볼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죄를 묻는다면 포르투갈 선수다. 억지로 먹인다고 먹을 사람들은 아닐 꺼다. 술집에 기웃거린 선수들이 문제지 홍석천의 문제는 전혀 없다. 이일로 한국 축구 4강의 신화가 깨질 일도 하등 없다. 한 때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 전에 술을 먹어 선수들이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술을 먹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해서 나간 선수들이 술을 먹은 게 문제다. 포르투갈 선수가 문제다. 누가 억지로 먹인다 해도 큰 경기를 앞 둔 선수가 알아서 자제하는 것이 프로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하루, 이틀 경기한 사람들도 아니고. 그들의 문제다.

 
홍석천을 두둔하거나 비판을 할 이유가 없다. 강심장은 쇼다. 홍석천이 한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확인 할 길 없지만. 설마 거짓말했으랴? 커밍아웃도 용감하게 한 사람인데. 문제는 확대해석이며 오락을 오락으로 해석하지 않는 이야기꾼들이다. 나도 마찬가지 인가?

 
아무튼 강심장 홍석천 발언이 바다건너 포르투갈까지 전파를 타지 않기를 바란다. 포르투갈 축구팬입장이며, 욕 할만하다. 아니면 “그 정도 술 먹고 축구시합 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까? 포르투갈 축구협회에서 뒤늦게 진상조사 한다고 홍석천과 4인들을 모셔다가 청문회 여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강심장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홍석천 일화는 웃음 짓게 만든다. 그냥 웃고 넘어가자. 지난 <월드컵 4강 신화, 한국 축구>는 분명 잘했고 좋았다. 히딩크가 이 소식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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